[민혜정기자] 구글의 새 TV 플랫폼 '안드로이드TV'가 베일을 벗었다.
구글TV, 크롬캐스트 등을 선보였던 구글은 새 TV 플랫폼에 영상 콘텐츠와 게임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UI)을 적용했다. 구글플레이의 콘텐츠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셋톱박스와 TV 형태로 안드로이드TV를 내놓는다. 소니·샤프·필립스와 손잡고 안드로이드TV가 내장된 TV를 출시한다. 레이저와 에이수스는 셋톱박스 제조사로 안드로이드TV 연합군 일원이 됐다.
이에 따라 구글은 자체 TV 운영체제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 소프트파워로 TV 시장까지 공략하려는 아마존·애플 등과 불꽃 튀는 스마트TV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센터에서 열린 구글개발자회의(I/O)에서 새 TV 플랫폼 '안드로이드TV'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TV는 넷플릭스, 훌루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게임을 메인화면에서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TV는 이용자가 즐긴 콘텐츠에 기반해 다른 게임이나 영화 등 콘텐츠도 추천해준다.
안드로이드TV에는 음성 인식 기능이 적용됐다.이용자가 TV 검색창을 켜고 드라마 제목을 말하면 이와 관련된 줄거리, 배우 등 정보가 나열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TV 리모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웨어가 적용된 스마트워치로도 안드로이드TV를 제어할 수 있다.
◆구글, TV·셋톱박스로 전방위 공격
구글은 안드로이드TV를 TV와 셋톱박스 방식으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구글이 구글TV가 실패하면서 셋톱박스 방식으로만 안드로이드TV를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셋톱박스만으로 스마트TV 영향력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플랫폼 내장형 TV도 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드로이드 TV의 TV제조사로는 자체 TV 운영체제가 없는 소니, 샤프, 필립스가 참여한다. 이들은 2015년형 신제품에 풀HD·울트라HD(UHD)급 화질로 안드로이드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세계 TV 1·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안드로이드TV 제휴사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양사는 구글TV에 관심을 보였고, LG전자는 실제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글TV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자체 TV용 OS 개발에 힘쓰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선 구글과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TV에선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타이젠 TV, LG전자는 웹OS TV용 앱 SDK를 이달 나란히 공개하며 자체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LG전자의 웹OS TV는 지난 2월말 출시돼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TV는 내년 초 출시될 전망이다.
TV 업계 관계자는 "구글TV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TV사업에 노하우가 있는 삼성과 LG는 독자OS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TV라는 단말기 이해도가 높은 삼성·LG와 모바일OS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구글이 안방 스마트TV 시장에서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수스와 레이저는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 제조를 맡아 애플, 아마존, 로쿠 등의 TV셋톱박스와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이밖에도 콘텐츠 공급 협력사로 LG유플러스, 프랑스 통신사 SFR 등이 이름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안드로이드TV 진영에 합류했다. IPTV사업을 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지난 2012년 구글과 협력해 'u+tv G'라는 셋톱박스를 출시한 바 있다.
스마트TV나 셋톱박스에 탑재될 부품 협력사로는 퀄컴·엔비디아·미디어텍·브로드컴·인텔 등이 참여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TV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스마트T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가 없고, 안드로이드TV는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LG의 TV에 실리지 않기 때문.
그러나 구글의 35달러짜리 동글형 셋톱박스 크롬캐스트는 TV 시장에 새 지평을 열었다. 최근엔 셋톱박스 시장이 일체형 스마트TV보다 커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이메이커는 오는 2018년 커넥티비TV(인터넷에 연결된 TV) 중 60%가 애플, 로쿠 등 셋톱박스에 연결된 TV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시장이 부상하면서 TV 시장에도 기존 TV 제조사 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체까지 뛰어들고 있다"며 "그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던 업체들이 새로운 스마트TV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부터 스마트TV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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