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25분간 대국민담화 '눈물의 사과'

[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숨진 학생, 승무원들을 언급하면서다.

박 대통령은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사고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제쳐놓고 달려오신 어업인들과 민간 잠수사들, 각계의 자발적인 기부와 현장을 찾아주신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계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린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故)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김기웅·정현선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며 울먹였다.

박 대통령은 감정이 북받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이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천천히 부르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희생자에 명복을, 유가족에 위로의 뜻을 전하며 담화를 마친 박 대통령은 감정을 미처 추스르지 못한 듯 다소 비틀거리며 기자회견장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