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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비츠' 인수 추진…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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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권기자] 애플이 약 3조3천억원(32억달러)에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업체 비츠일렉트로닉스(이하 비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주요외신은 애플이 비츠와 32억달러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며 빠르면 다음주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예상처럼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인수금액은 애플 사상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0억달러 넘는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이번 인수 추진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또한 비츠의 기업가치를 고려하더라도 파격적인 금액이라는 것. 비츠는 최근 미국 최대 투자사 칼라일로부터 5억달러를 자금 조달하면서 기업가치를 1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애플은 인수 상한가 또는 기업 평가액의 3배가 넘는 32억달러에 비츠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변은 비츠의 사업모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액세서리 시장에 군침

비츠 사업 부문은 크게 오디오 기기 부문과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비츠 오디오 기기는 고가품인데도 불구하고 애플매장에서 잘 팔리는 인기상품이다. 특히 비츠 공동창업자이자 전설적인 아티스트인 닥터드레가 주도해 내놓은 닥터드레 헤드폰과 스피커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끄는 히트상품이다.

애플은 비츠를 인수할 경우 오디오 기기를 통해 액세서리 시장에 진출해 관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애플이 유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안젤라 아렌츠 전 버버리 CEO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과 연결된다.

패션계 CEO 출신 안젤라 아렌츠 부사장이 애플 유통사업 부문을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면 새로운 촉매제가 필요한 데 액세서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닥터드레 액세서리는 고가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 시장은 스마트폰에 필적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200억달러에서 2017년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액세서리 영역도 증가하고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장으로 추가적인 액세서리 시장이 생기고 있다.

게다가 모바일 기기 가격이 980달러(약 100만원)에 육박하면서 다른 사용자들과 차별화 하려는 소비자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액세서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시장 잠재력을 감지한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의 일체형 플립커버 케이스를 판매하며 본격적으로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 시장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단점을 보완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액세서리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 아이워치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기기는 헬스케어 기능에 초점을 맞춘 웨어러블 기기로 신체 건강상태를 체크할 액세서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애플은 전세계에 애플매장이 포진돼 있어 이를 활용하면 액세서리 사업을 단기간내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

◆아킬레스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해결

비츠의 스트리밍 음악 사업도 애플이 이번 인수를 추진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최근 애플은 디지털 음원 판매량 감소와 아이튠스 라디오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3년 애플이 아이튠스 음악 스토어(이하 아이튠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미국 디지털 음원 판매량이 지난해 처음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사운드 스캔에 따르면 2013년 미국 디지털 음원 판매량은 2012년 13억4천건에서 5.7% 줄어든 12억6천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판도라와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량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확산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대중화 덕분이다. 저장공간이 제한된 단말기에 음원파일을 저장해놓고 이를 듣는 것보다 스트리밍으로 감상하는 것이 저장용량 걱정을 덜 수 있고 편리하다.

또한 매번 음원을 구입해야 하는 다운로드 방식과 달리 월 이용료만 내면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비자가 선호할 수밖에 없다. 판도라, 스포티파이, 알디오 등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이런 장점을 내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매출 부분을 보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더욱 무시할 수 없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디지털 음원 매출은 4.3%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스트리밍 및 섭스크립션 매출은 전년대비 51% 성장한 11억달러로 나타났다. 스트리밍 매출이 10억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의 총 매출 비중도 2011년 14%에서 2013년 27%로 13%p나 증가했다. 2010년 800만명에 불과했던 유료 이용자는 2013년 2천8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애플은 지난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공략하기 위해 판도라와 유사한 아이튠스 라디오를 선보였다. 하지만 아이튠스 라디오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판도라가 점유율 31%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유럽에선 스포티파이가 아이튠스 매출 추월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야심작인 아이튠스 라디오가 제구실을 못하니 애플의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애플은 비츠뮤직을 인수할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츠뮤직은 비츠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로 판도라의 음악 애호가 큐레이션 기능과 알디오의 추천 알고리즘을 융합한 형태다. 따라서 비츠뮤직을 아이튠스에 접목하게 되면 개인 입맛에 맞는 음악을 찾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아이튠스가 판도라나 스포티파이에 뒤졌던 부분이 해소되는 셈이다.

이처럼 애플은 비츠 인수로 액세서리 시장과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시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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