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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證, 격이 다른 천수답…브로커리지 '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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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년기획]증시불황, 필살기승부⑤저비용 기반 '온라인 플랫폼'

[이경은기자]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가뭄에 허덕일 때도 끄덕없는 증권사가 있다. 온라인 브로커리지에 특화된 키움증권 얘기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FY2013) 대부분의 증권사가 적자를 낼 때도 키움증권은 4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며 전체 4위를 기록했다.

농부가 하늘만 보며 비오는 날을 기다려 농사짓는 대책없는 논을 '천수답'이라 한다. 증시 활황기만 기다리며 브로커리지(주식거래중개)에 의존하는 증권업계도 이를 빗대 천수답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같은 천수답이라 해도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무기로 격이 다른 천수답을 만들어 내고 있다.

◆리테일 중심의 사업 모델, 개인 고객 충성도로 이어져

키움증권의 작년(FY2013) 전체 브로커리지시장 점유율은 13%로 상당한 지배력을 나타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인거래에 대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12월 기준 시장 내 개인거래 비중은 23.5%에 달한다. 즉,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 중 4명 중 1명은 키움증권 고객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저력은 개인고객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리테일 중심의 사업모델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은 한국 증권업의 특성을 잘 아는 증권사"라며 "키움증권의 시장 지배력은 고객 의견의 신속한 반영을 통한 가장 활동적인 고객층의 충성도에서 나온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고객 이탈 감소뿐만 아니라 파생수익 증가로 연결되는데, 순영업수익에서 선물, 옵션 거래 이익 비중이 타사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신규 고객 중에는 20~39세 비중이 65%를 차지한다.

박 애널리스트는 "20~30대 연령층은 주식투자에 활동적이고 위험감수 능력이 크다"며 "이러한 점이 이자마진이 높은 신용공여, 주식담보대출, 스탁론 등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동양 사태 등으로 증시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마음이 냉담함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의 개인거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일평균 신규 계좌수 520개로 개인거래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는 브로커리지 수익뿐만 아니라 관련 제반 이익의 증가를 의미한다"며 "키움증권은 향후 리테일 수익이 증가할 유일한 증권사"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실한 비용 통제

증시 불황이 닥치면 증권사들은 인원수와 지점수를 감축하는 구조조정에 나선다. 인건비, 점포운영비 등 판매관리비를 줄여 비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이러한 고민에서 자유롭다.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 100% 온라인 영업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면적 영업 기반이 아니라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모델로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플레이어'의 특성을 지닌 키움증권의 큰 강점은 탁월한 비용 효율성"이라며 "오프라인 지점이 없고 종업원 수가 적어 판관비 중 인건비 비중이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위 5개 증권사의 평균 판관비 중 인건비 비중이 45%였던 반면에 키움증권의 판관비 중 인건비 비중은 22%에 그쳤다.

교보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판관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용통제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시황 개선이 요원한 증권업에서 비용통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로커리지에서 나아가는 사업모델, 득실은?

최근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에서 나아가 기존 증권사들의 사업영역에도 발을 들여 놓고 있다. 지난 2월 우리자산운용 인수를 시작으로 IB(투자은행) 사업 확대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교보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우리자산운용 인수로 기존 고객 기반을 이용한 자산관리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삼성증권의 장 애널리스트는 "이는 유연한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키움증권의 사업모델에 배치되는 것으로 필연적으로 리스크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으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사업모델에 대한 명확한 재정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일례로 카카오톡은 플랫폼만 제공할 뿐, 애니팡까지 직접 제작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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