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보다 공공부문 씀씀이 더 빨리 커져

[이혜경기자]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공공부문 지출 규모가 커지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2007~2012년 기간중 연도별 공공부문계정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총지출은 2008~2012년중 연평균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중 명목 GDP 연평균 증가율 5.7%를 웃돌았다.

공공부문계정은 한은이 이번에 처음 발표한 통계치로, 일정기간 동안 이뤄진 공공부문의 모든 경제적 활동을 기록한 것이다.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공공부문 부채잔액 등을 보여주는 정부의 재정통계와 달리, 한은의 공공부문계정은 일반정부와 모든 공기업을 포괄해 나타낸다.

이번 조사에서 2012년 공공부문(일반정부+비금융공기업+금융공기업) 총지출 규모는 671조9천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211조8천억원 증가했다.

총지출이 명목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8%로, 2007년의 44.1%보다 4.7%p 높아졌다.

연도별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2009년 기간중 137조1천억원 급증했으나 2012년에는 증가폭이 22조5천억원으로 크게 둔화됐다.

공공부문의 저축투자차액(총수입-총지출)은 2007년을 제외하고 지출초 상황을 지속했다. 다만, 지출 초과 규모는 2010년 이후 빠르게 축소되는 추세였다.

한편, 공공부문의 최종소비지출과 투자가 명목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25.3%) 정점을 기록한 후 2012년에 22.2%로 하락했다.

◆부문별 세부 통계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의 총지출 규모는 50조8천억원으로 2007년 대비 141조2천억원 증가했다. 2012년 일반정부 총지출의 GDP 대비 비중은 32.7%로, OECD 회원국(42.4%) 및 유로존 평균(49.9%)보다 크게 낮았다.

일반정부의 저축투자차액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보강대책 등의 영향으로 지출초(-15조2천억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수입초를 유지했다.

2012년 일반정부 저축투자차액은 13조9천억원으로 GDP의 1.0%를 차지해 주요 선진국(OECD 회원국: -5.9%, 유로존: -3.7%)에 비해 건전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비금융공기업의 총지출 규모는 2012년에 189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혁신도시건설, 보금자리주택사업,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집중됐던 2008~2010년중 크게 늘어난 후 2011~2012년중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비금융공기업의 저축투자차액은 2009년 -48조3천억원을 기록한 후 점차 개선돼 2012년에는 –22조1천억원으로 축소됐다.

투자(총고정자본형성) 및 토지매입(비생산비금융자산순취득) 등은 2009 ~2010년중 크게 증가한 후 점차 감소했다.

한은, 산은, 수출입은행, 금감원 등 금융공기업의 2012년 총지출 규모는 35조9천억원으로 2007년 대비 6조3천억원 증가했다. 금융공기업의 2012년 저축투자차액은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2조3천억원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