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까지 번다면? 최근 다양한 e스포츠 리그들이 생기면서 꿈같은 소망이 꿈만은 아닌 상황이 됐다.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실력만 있으면 직장인 연봉 못지 않은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게임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상금을 걸고 진행하는 리그도 늘고 있다. 게임 실력자라면 도전해 볼만한 국내 e스포츠 리그를 정리해봤다.
글|강현주 기자 사진|넥슨-라이엇게임즈
전라남도에 사는 26세 학생 김민재 씨. 최근 '피파온라인3' 정규리그 개인전, 단체전 모두 우승을 차지해 총 5천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김 씨의 생업은 게임 방송 진행자(BJ). 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축구게임 실력자인 그에겐 웬만한 대기업 사원 연봉을 웃도는 상금을 거머쥘 수 있는 리그가 생겼다는 소식은 가뭄 속 단비나 다름 없었다.
최근 들어 김 씨처럼 아마추어 게이머들도 대박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리그가 열리는 종목들을 집계 했을 때 연간 국내 e스포츠 리그의 총 상금 규모는 총 28억~32억 원 가량. 이 중 약 16억 원 규모의 프로리그를 제외하면 12억~16억 원 정도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e스포츠 리그 총 상금 규모가 프로게이머들이 활약하는 프로리그(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에 맞먹는 수준이란 얘기다.
◆'넥슨 리그' 상금만 연 13억 원
일반인 실력자들 대상 e스포츠 리그 운영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넥슨이다. 이 회사는 카트라이더, 도타2에 이어 최근 피파온라인3 리그도 출범시켰다. 지난 해 12월엔 자체 e스포츠 경기장인 '넥슨 아레나'도 설립했다.
이 회사가 e스포츠 상금으로 지출하는 예산은 연간 9억 원에서 많게는 13억 원이다. '피파온라인3' 리그가 올해 1~2시즌 열릴 예정으로 총 상금 6억~7억원, '카트라이더' 리그가 하반기 두 시즌이 열릴 예정으로 총상금 2억~3억원, '도타2'가 총 12개 시즌에 총 상금 약 3억3천만원이다. 한 리그당 3개월이 소요된다.
'피파온라인3'는 시즌당 개인전 우승 상금이 3천만 원, 준우승이 2천만 원이며 3위부터 16위까지 1천만 원 이하의 상금이 책정된다. 5명으로 구성된 팀간 대항전인 단체전 우승 상금은 1억 원, 준우승팀은 5천만 원, 3위부터는 3천만 원 이하다. 우승팀 멤버들은 각각 2천만 원씩 가져가는 셈이다.
'피파온라인3' 첫 리그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해 5천만 원의 상금을 타게된 김민재 씨는 "BJ 일을 쉬고 있던 타이밍에 피파온라인3 리그가 생겨 좋은 성과도 얻어 행운"이라며 "게임 실력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들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탱' 리그, 아마추어도 글로벌 진출 기회
워게이밍도 국내에 연간 3개 시즌의 '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를 개최, 연간 총 상금은 3억 원 규모다. 시즌별로 우승팀(팀당 7명)에게 7천만원, 준우승팀에게 3천만원의 상금을 제공한다. 한 리그는 2~3개월 가량 소요된다.
우승팀과 준우승팀은 해외에서 연 1회 열리는 글로벌 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글로벌 리그 상금은 총 30만달러며 여기서 우승하는 팀은 20만 달러를 차지한다. 우승 팀원 한명당 3천만 원 가까이 가져가는 셈이다. 4월부터 KBS 드라마 '골든크로스'에 출연할 예정인 배우 최민수 씨의 팀 '아레테'는 '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 두 시즌에서 우승, 각각 7천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팀원 7명이 2천만원씩을 가져갔다.
최민수 씨는 "배우 일이 바쁠땐 바쁘지만 일이 없는 한가한 때를 활용해 '월드오브탱크' 리그에 나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며 돈도 벌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CJ E&M 넷마블도 연내 '파이러츠:트레저헌터'의 e스포츠 아마추어 정규리그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e스포츠 리그가 늘어나고 총 상금 규모도 커지면서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이 금전적 보상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더 풍요롭게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정부 주도로 상암동에 e스포츠 경기장이 또 신설될 예정이라 저변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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