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보안업체들이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기업이미지(CI)를 교체하며 새 단장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바뀐 회사명은 가독성을 위해 짧고 간결해졌으며 CI는 예전보다 한층 세련돼졌다.
이는 정보보안 기업의 해외 진출 시도가 늘어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변경 사유로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지난 해 정보보안 수출액은 698억5천900만 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했으며 수출의 약 70%는 일본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회사명 점점 짧아져…두 번 바꾼 기업도 있어
윈스(대표 김대연)는 지난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윈스테크넷에서 '윈스'로 변경했다. 지난 1998년 윈스테크놀로지에서 윈스테크넷으로 이름을 바꾼 데 이어 두 번째다. 글자 수도 일곱 자에서 두 자로 줄었다.
해외시장 진출과 사업 영역 다각화에 따른 중장기적 시각에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상호명을 단축해 가독성과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김대연 윈스 대표는 "사명변경은 단순히 글자 수만 줄이는 게 아니라 체질 개선의 의지를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큐아이(대표 배호경)는 지난 2013년 3월 창립 13주년을 맞아 시큐아이닷컴에서 '닷컴'을 지웠다.
2000년 회사 설립 후 계속 사용하던 명칭을 바꾸고 글로벌 보안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표명한 것으로 새 회사명인 시큐아이는 제품 브랜드명과 같다. 지난 해 시큐아이는 안랩(대표 김홍선)과 인포섹(대표 신수정)에 이어 '꿈의 매출액' 1천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안랩은 지난 2012년 3월 글로벌 기업 재도약을 선언하며 안철수연구소에서 '철수'를 빼며 안랩(AhnLab)이 됐다. 여섯 자에서 두 자로 줄어든 셈.
2012년에서 2014년 3월에 이르러 안랩, 시큐아이, 윈스 3개의 보안 기업이 줄지어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한 해 당 1개 꼴이다. 세 곳 중 안랩과 윈스는 코스닥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10년 무렵에는 SGA(대표 은유진)가 통합보안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의지에서 이름을 에스지에스어드밴텍에서 SGA로 바꾼 바 있다. 본사는 아니지만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가 지난 2011년 설립한 일본 법인 이름은 줄여 '지란소프트'다.
이제 코스닥에 상장한 보안업체 중 다섯 자가 넘는 회사 이름을 보유한 곳은 이스트소프트(대표 김장중)과 이글루시큐리티(대표 이득춘) 정도다.
◆CI도 줄줄이 교체
기업의 '얼굴'로 불리는 CI도 줄줄이 교체 중이다.
CI는 기업의 통합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으로 보통 기업 로고나 상징(Symbol) 등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 2월 25일 회사 설립 이후 처음 CI를 바꿨다. 국내 입지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새로운 CI는 철저히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영문 표기를 기본으로 했으며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밝은 블루 컬러를 사용했다. 이글루 모양의 심볼에는 긍정과 에너지를 의미하는 오렌지 컬러를 추가했다.
2020년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업을 넘어 세계 100대 SW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비전 2020’을 내세우고 있는 파수닷컴(대표 조규곤)도 지난 2013년 8월 CI를 변경하며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보안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바뀐 CI는 그린과 블루 두 컬러로 형성돼 있으며 '닷컴'은 빠졌다.
안랩도 과거 사명 변경 당시 새로운 CI를 내놨다. 새 CI는 기존 영문 표기에서 중복되던 심볼마크를 빼고 영문 기업명을 글씨 형태로 변경해 간결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반면 윈스와 시큐아이는 사명은 바꿨지만 CI는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기업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브랜드 자산을 보호한다는 이유에서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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