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아이폰 차기모델용 애플칩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플이 부품 조달에서 '탈(脫) 삼성'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IT매체 기가옴은 대만 커머셜타임스를 인용, TSMC가 차세대 아이폰(가칭 아이폰6)용 A8칩 생산을 이미 시작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처럼 TSMC가 A8칩 양산을 개시했다면 삼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애플과 TSMC가 애플칩 공급 계약을 맺자 크레딧 스위스 애널리스트 랜디 애브람스는 TSMC가 2014년 삼성 발주량 중 30%를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부품 공급라인 다각화를 추진중인 애플이 2015년 이 비율을 60%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은 이제까지 애플 부품 공급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iHS가 예측한 아이폰5S용 A7칩과 M7 코어칩 제조원가 19달러로 계산해보면 그 규모를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5천100만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삼성의 애플칩 분기 매출액을 9억7천만달러(약 1조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TSMC가 애플칩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이 매출 중 상당부분이 삼성에서 TSMC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애플은 특허 소송과 스마트폰 시장 경쟁으로 협력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삼성 부품 조달을 축소해왔다. 메모리와 LCD 패널 등 아이폰 부품 공급라인을 삼성에서 다른 업체로 이전했으며, 핵심 부품인 애플칩 생산도 대만 TSMC가 맡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했던 아이폰5S용 64비트 A7칩은 이전대로 삼성이 생산을 담당했다. 이는 TSMC의 제조 능력이 애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의 일정에 맞춰 64비트 모바일칩 생산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수년간 애플칩을 생산하면서 노하우를 구축한 삼성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애플이 대만에 차세대 아이폰 개발센터를 세워 기술을 지원하고, TSMC도 20나노공정 생산라인을 도입해 생산능력을 확대해 기존 문제를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는 TSMC의 애플칩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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