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페이스북이 글로벌 최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을 인수한 가운데, 네이버가 급락 마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시장 반응이 과하다는 의견이다. 왓츠앱과 네이버의 '라인(LINE)'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라인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19일(미국 현지시간) 왓츠앱을 160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왓츠앱은 월간 실제 사용자(MAU)가 4억5천만명을 웃돌며, 이 중 약 75% 정도는 매일 왓츠앱을 이용하고 있다.
◆"시장 우려 과해···라인, 수익모델 봐야"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로 시장에서는 라인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과 글로벌 가입자 확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네이버는 20일 전날보다 8.13%(6만1천원) 떨어지며 68만9천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왓츠앱과 라인의 가치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왓츠앱은 가입자 기준 글로벌 1등 모바일 메신저지만, 메시지를 주고 받는 초기 기능만 갖고 있고 다른 기능도 라인 등 후발업체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라인이 수익을 내고 있는 광고, 게임 등의 수익모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영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MAU당 가치가 왓츠앱은 약 40달러이고 라인은 80달러 정도라서 라인이 고평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면서도 "그러나 수익모델은 없고 트래픽만 있는 왓츠앱과 수익모델이 있는 라인을 가격 대비 사용자수로 나눠서 단순 계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라인, 글로벌 진출에 왓츠앱 영향 제한적…시장 달라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에도 라인의 글로벌 진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트레이드 증권의 성 애널리스트는 "해외 진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국가별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왓츠앱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 위챗이 점거하고 있는 중국은 라인의 무대가 아니다"고 봤다.
또한 라인이 일본, 대만, 태국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인 만큼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의 안방인 북미지역은 이질적인 집단이 모여 있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여러 업체들이 각자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며 "라인의 북미 타깃은 히스패닉 계열로 이미 문화적으로 동질한 스페인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네이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는 모바일 서비스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인수로 경쟁구도가 심화되며 라인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운영기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네이버 측은 "향후 영향은 페이스북의 사업 방향을 봐야 알 수 있다"며 "라인과 왓츠앱은 사업모델이 다른 만큼 라인이 갖고 있는 게임, 스티커 등 차별화 전략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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