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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의족으로 71m 암벽 등반한 휴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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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업 종사하는 셈"…스스로가 '영광의 전동 공구'

[김국배기자] 1982년 뉴 햄프셔에 위치한 워싱턴산. 암벽등반을 하던 한 남자가 눈보라를 만나 꼬박 사흘을 갇혀 있었다. 그는 결국 동상으로 두 다리를 모두 잃어야 했다.

그러나 남자는 암벽 등반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건이 그에게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의족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밀러스빌 대학을 나온 그는 MIT에서 기계공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체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스마트 보철·외골격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MIT 생체 공학센터에 자신의 회사인 바이옴(BioM)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2011년 타임지가 '생체 공학 시대의 리더'로 선정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휴 허(Hugh Herr) 박사다.

◆'내 일은 일종의 운수업'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고에서 개막한 '솔리드웍스 월드 2014'에서는 양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채 등장한 한 남자가 무대에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엔지니어이자 MIT 미디어 랩 생체공학 연구소장인 휴 허(Hugh Herr)다.

기조연설 마지막에 등장한 그는 농담조로 자신을 '운송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장애를 입은 사람에게 생체공학적인 의족을 통해 일상의 '교통수단'을 제공해준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었다.

행사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에 주목했다. 위기를 반전의 기회로 설명하는 그의 낙천성에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두 다리를 잃는 끔찍한 사건을 혁신의 기회로 만들었다.

그의 연구 그룹은 첨족, 뇌졸중, 뇌성 마비, 다발성 경화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로봇과 같은 자연스러운 의족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생체 공학 다리와 종아리 시스템인 바이옴(BIOM)으로 의족을 설계했다.

실제 발목의 움직임과 유사한 로봇 의족인 컴퓨터 제어 무릎은 2004년 타임지 10대 발명품 중 하나가 됐고, 이 로봇 의족이 하체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제공되면서 2007년 다시 한 번 타임지 10대 발명품에 들었다. 휴 허는 같은해 기술, 경제, 고용 분야에서 하인즈 상을 받기도 했다.

◆심신 쇠약 없는 세상 꿈꿔

휴 허 소장의 비전은 심신 쇠약 장애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의족의 사용자이기도 한 그는 생체공학적 의족을 통해 사고를 당하기 전에 즐겼던 것과 동일한 수준의 암벽 등반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의족으로 71m의 암벽을 등반한 놀라운 기록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때때로 그는 자신을 '영광의 전동 공구(glorified power tool)'라고 표현한다.

BioM의 의족은 보행 속도와 토지의 지형에 맞춰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실제 사람의 걸음걸이와 매우 비슷하게 걷게 해준다. 배터리와 스프링을 이용한 의족은 사용자가 걷고 뛰는 능력을 증가시키며 안전성도 높여준다. 또 피로를 제어해 보폭을 정상화 한다.

그는 "신경 생물학과 3D 인쇄 기술을 결합하면서 매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암벽 등반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만들 수 있었다"며 "다리를 설계할 때 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리처럼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조 연설에서 보철의 사용 설명을 위해 양쪽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이라크 군인이 바이옴 의족을 착용한 후 호흡을 잃지 않고 언덕을 올라가는 동영상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는 "우리 연구실에서는 (운동) 선수들을 위해 개인의 관절을 파괴하지 않고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외골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장애인 육상 선수인 에이미 멀린스(Amy Mullins)도 휴 허의 의족을 착용했다.

그는 또 "데이트를 하러 갈 때 내가 원하는 높이의 키만큼 조정할 수 있다. 내가 원하면 나는 183cm까지 클 수 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의족은 일반적으로 설치된 배터리로 약 3천 걸음을 걸을 수 있다.

샌디에고(=미국)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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