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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시장 '큰손' 이통사 아닌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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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90만원대 장려금 투입 물량공세…방통위 "단통법 없어 단속 못해"

[허준기자] 삼성전자 등 일부 제조사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도한 판매장려금으로 휴대폰 유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제조사의 판매장려금도 규율할 수 있는 대상이 되도록 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제조사의 시장 교란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바라고 있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저녁부터 통신사 대리점의 일부 스마트폰의 보조금이 최대 99만원선으로 치솟았다.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영업용 단가표'를 확인한 결과 갤럭시노트2에는 최대 95만원의 보조금이, 갤럭시S4 LTE-A에는 최대 99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여기에는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도 포함돼 있지만, 이번 보조금은 대부분 제조사가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이 크게 늘면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구매할 때 받는 보조금은 통상 이통사가 5, 제조사가 5를 지급한다고 보면 된다"고 하면서도 "이번 보조금은 제조사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훨씬 많은 장려금을 지급했다. 거의 대부분이 장려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휴대폰시장 콘트롤?

눈에 띄는 것은 보조금이 특히 많이 실린 단말기가 삼성전자의 제품들이라는 점이다. 68만~99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모델은 대부분 삼성전자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각 이동통신회사들에 차등을 두며 장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말이 무성해지고 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LG전자와 팬택 모델의 국내 시장 판매점유율이 증가하자 SK텔레콤, KT 대비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모델 판매량이 적은 LG유플러스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장려금 영업전략을 편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장려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해 판매 극대화는 물론,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회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SK텔레콤과 KT에 제공한 장려금이 LG유플러스의 두배 가까이 된다는 얘기도 돈다"며 "이통사 위주의 보조금경쟁에 영향력이 큰 제조사까지 수면 위로 나온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대형 제조사가 휴대폰 유통시장을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향후 단말기 수급을 감안할 때 제조사가 지급하는 장려금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보다 높다고 해서 통신사가 거절할 이유도 없고, 거절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방통위도 '답답'…"장려금 막으려 단통법 추진중인데…"

방송통신위원회도 이같은 장려금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장려금 규모와 지급시기 등을 파악해야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조사의 장려금을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방통위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만 제조사의 장려금을 관리, 단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장대호 통신시장조사과장은 "현재로서는 제조사의 장려금을 확인할 수도, 장려금 지급으로 처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장려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단만기유통구조개선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법안 통과가 안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대호 과장은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으로만 보면 제조사는 이용자에게 직접 휴대폰을 공급하지 않고 이동통신사에 휴대폰을 공급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이용자 차별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제조사의 장려금 때문에 휴대폰 시장이 과열되더라도 제조사가 아닌 이통사가 처벌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동통신 3사에 과징금 1천64억원을 부과한 방통위 이경재 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제조사도 장려금을 지급해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데 이동통신사에만 과징금을 부과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보조금 차별 금지 ▲보조금 공시 의무 ▲고가 요금제 강제 제한 ▲보조금 또는 요금할인 선택 가능 ▲제조사 장려금 조사 및 관련 자료제출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다. 당초 지난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여야간의 이견으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아직도 국회에 계류중이다.

삼성전자는 제조사 장려금 조사 및 관련 자료제출에 관한 내용이 국제 경쟁력 상실, 영업비밀 유출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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