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 이후 북한의 상황에 대해 국정원이 입을 열었다.
남재준 국정원장(사진)은 23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성택 처형 사태에 대해 "장성택 숙청은 기관 간 이권 갈등 및 장성택 측근의 월권 문제가 누적된 상태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이권 개입 조정 지시가 거부되자 유일 영도 위배로 결론을 내려 숙청했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의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장성택 제거 사태 이후 북한의 김정은 유일 체제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정원은 "장성택 전 부위원장이 당 정치국 회의에 나오기 전 이미 구금됐다가 끌려나왔고, 다시 끌려나갔다. 이는 유일체제 안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였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장성택의 숙청이 북한 내부 권력 투쟁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견상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장성택 제거 사태 이후의 북한에 대해 "장성택 전 부위원장의 해외 친인척, 당 행정부 등을 교체하고 장성택 흔적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아직 장성택과 연계된 상층부의 신상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최룡해, 김원홍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떠올랐다"며 "권력층의 면종복배(面從服背·겉으로 순종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음)로 정책 난맥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한 민심 이반이 증폭될 경우 내부 분열이 가속화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동안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나왔던 장성택 전 부위원장과 관련된 루머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장성택 최측근 망명설과 김정남 망명설에 대해 남재준 국정원장은 "전혀 사실 아니다. 이런 추측성 소설들이 난무하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고 했고, 건강 이상설이 나오고 있는 김경희 당중앙위 비서에 대해서도 "활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장성택-리설주 염문설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낭설"이라며 "특이 동향이 없고 정상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대남 도발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당장 특이 동향은 없다고 내다봤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북한의 내부 정세에 따라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것"이라며 "대남 도발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는데 서북 5도 포병 부대 증강과 훈련 강도의 강화로 추측할 수 있다. 4차 핵실험도 언제든 가능하지만 실험 단계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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