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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도 떠나는 게임 업계…위기는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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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컴투스 대표, 김준영 엔트리브 대표 등 사임

[이부연기자] 게임 업체들의 창업주들이 대표 직함을 내려놓거나 지분을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지영 컴투스 대표와 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대표다. 두 사람은 최근 대표직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박 대표는 이미 지난 10월 21.37%의 지분을 700억원에 게임빌에 넘기면서 경영권을 사실상 내줬다. 앞으로 컴투스는 지분을 인수한 게임빌의 송병준 대표가 이끌게 된다.

1998년 남편인 이영일 부사장과 함께 컴투스를 설립한 박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게임업계 최장수 여성 대표 CEO로 유명세를 떨쳤다. 2003년에는 미국의 타임(TIME)지가 선정한 글로벌 테크 구루에 선정됐으며, 컴투스를 게임빌과 함께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사로 키웠다.

하지만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이 격화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고, 대주주 자리를 만년 경쟁자였던 게임빌에 내주게 된다.

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대표도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대표직을 10년만에 내려놓는다. 2003년 엔트리브소프트를 설립했으며, 대주주가 SK텔레콤 계열의 iHQ에서 엔씨소프트로 두 번이나 바뀔 때도 대표 자리를 고수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김 대표가 밝힌 사임이유는 건강악화. 하지만 더 깊은 속내에는 최근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 속에서 오는 압박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그의 이메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전직원에게 사임 뜻을 밝히는 이메일을 보내 "현재 엔트리브는 위기의 경영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고 희망찬 비전을 세워야만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면서 "지난 11월 조직개편 등을 힘겹게 실행했고 이를 통해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춰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표직을 내려놓지는 않았지만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난 사례도 있다.

바로 지난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넥슨에 지분 14.7%를 넘겨주면서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8천억원에 이르는 매각 자금을 김정주 넥슨 회장과 함께 글로벌 업체에 투자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게임계 맏형 격인 엔씨소프트가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넥슨에 지분을 넘겼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한 온라인 게임사 대표는 "과거 게임사 대표들은 주가가 최고점일 때 회사를 매각하고 떠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성장이 둔화되고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경영에 한계를 느낀 대표들이 직함을 내려놓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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