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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간광고',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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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에 안간힘…"'시청자' 배제된 논의"

[백나영기자] 오는 5일 발표할 종합계획에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 확실시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상파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왜 지상파는 중간광고 도입이 절실하다고 하는 것일까? 중간광고 도입은 시청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2일, 디지털 전환 비용을 감당한 지상파에게 수신료 현실화와 광고제도 개선 등으로 지원할 것을 법으로 정한 '디지털전환특별법'의 시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어 4일에는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방송산업종합 발전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상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무료보편적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상용화 기반 수립 ▲DCS, 8레벨잔류측파대(8VSB) 도입의 재고 ▲방송시장 균형발전을 위해 중간광고 허용 ▲지상파 의무재송신 범위 확대 시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지상파는 중간광고의 연내 허용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당초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연내 방송광고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5일 발표될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방송광고규제개선 로드맵을 수립하겠다는 내용만 담겨있을 뿐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문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근 지상파에서는 '광고제도 개선 없으면 콘텐츠 산업 붕괴', '지상파 광고 비대칭 규제 완화해야', '중간광고 40년 금지 낡은 규제…지상파 역차별 논란' 등의 내용을 보도하며 중간광고 허용을 압박하고 있다.

◆"재원 확보 위해 필요…유료방송과 공정 경쟁 환경 조성해야"

지상파가 중간광고 허용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광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비는 2002년 2조7천174억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2년 2조1천830억으로 19.7% 감소했다. 광고시장 전체에서 지상파의 점유율 역시 2002년 39.4%에서 2012년 22.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광고매출이 줄어들면서 지상파는 주문형비디오(VOD) 다시보기 기간 연장,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의 유료화 등 콘텐츠 유료화 정책을 통해 매출 다변화 전략을 꾀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지상파의 주장이다.

SBS의 엄재용 정책팀장은 "지상파의 영업이익은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 방송3사의 영업이익이 모두 합쳐 174억원에 불과했다"며 "특히 VOD매출 등 매출다변화를 통해 얻은 수익은 20%에 불과하고 광고가 80%에 달하기 때문에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와 달리 유료방송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만큼, 지상파의 광고 규제 수준을 케이블TV와 비슷한 수준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MBC의 방성철 전략기획부장은 "지상파는 광고 재원을 통해서 고품질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저가의 유료방송시장이 고착화되면서(유료방송 수신료가 낮아) 유료방송과 지상파방송이 광고시장에서 경쟁하게 됐다"며 "유료방송도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됐는데, 어느 한 쪽만 중간광고가 허용되고 다른 쪽은 중간광고 허용되지 않으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시민단체, "'시청자' 배제된 중간광고 논의 문제있어"

방송 전문가들은 지상파 스스로가 무료보편서비스를 강조하면서 시청자의 허락 없이 중간광고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다.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지상파는 국가로부터 주파수를 무료로 할당받아 사용하고 있는 공공서비스"라며 "다른 유료방송사업자들과 수평적 규제로 갈 경우 지상파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지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중간광고에 대해서는 신중히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간광고 논의에 앞서 지상파의 공영, 민영에 대한 정체성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공영·민영 방송 획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상파의 보편적 서비스에 대한 개념 규정이 모호하고, 이 때문에 광고 정책 수립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대부분의 공영방송은 중간광고가 금지돼있고,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는 민영방송의 경우 방송을 송출하는 주파수를 구매해 사용하는 등 국내 민영방송의 개념과 영향력도 다르다"며 "국내 논의 역시 공영과 민영 재정립과 맞물려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중간광고를 도입할 경우 시청자들의 시청권 훼손이 가장 우려되지만, 정작 시청자 중심의 논의가 아닌 플랫폼간 다툼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YMCA의 한석현 시청자시민운동본부팀장은 "중간광고 도입으로 지상파가 얻는 수익이 크지도 않은데(지상파 3사 합쳐 연 1천억원 추정), 시청권을 훼손하면서까지 중간광고를 도입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중간광고 도입으로 확대한 수익을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에 투자하고, 시청자들에게 돌아올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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