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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 너마저”…토종 SNS ‘대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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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인기를 끌었던 토종 SNS 미투데이가 사라진다. 네이버 품에 안긴 지 5년 만이다. 다음도 지난 8월 단문 SNS ‘요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로써 토종 SNS의 명맥이 완전히 끊기게 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트위터를 가볍게 앞질렀던 토종 SNS가 몰락한 이유는 뭘까?

글| 정미하 기자 사진| 각사 제공

지난 11월 5일. 네이버가 폭탄 선언을 했다. 단문형 SNS '미투데이' 서비스를 내년 6월30일을 기해 종료한다고 밝힌 것. 2008년 12월 미투데이를 야심적으로 인수한 지 5년만에 포기 선언을 한 셈이다. 이로써 2007년 2월 토종 SNS를 표방하면서 등장했던 한 미투데이는 서비스 시작 7년만에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투데이 서비스 종료는 토종 SNS 몰락의 마침표나 다름 없다. 이에 앞서 다음 커뮤니케이션도 지난 8월 단문형 SNS인 '요즘'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0년 2월 출시된 이래 국내 가입자가 300만명 수준에 머무르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 ‘10월 16일 C로그'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0년 9월15일 출시되고 3년 만이다. 사용자가 줄고 운영 유지가 어렵다는 게 종료 이유다. 역시 다른 토종 SNS와 크게 다르지 않다.

셋 중 특히 미투데이 서비스 종료는 충격적이다. 미투데이는 2009년 한때 국내 시장에서 주간 순 방문자수 면에서 트위터를 앞지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기 때문. 대표주자인 미투데이마저 서비스를 접으면서 토종SNS의 몰락 원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 글로벌 파워에 밀린 토종SNS

가장 유력한 설은 역시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글로벌 브랜드 파워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이들과 맞대결하는 대신 특화된 SNS에 집중하기 위해 1세대 단문형 SNS는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는 것.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9월 모바일 페이지뷰만 봐도 미투데이는 페이스북의 2%, 트위터의 10분의 1수준이었다"며 "미투데이 사용성이 떨어진데다 그마저도 하락하는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코리안클릭을 기준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투데이의 순방문자 추이를 살펴봐도 미투데이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2012년 1월 순방문자수가 521만명에서 2013년 9월 1천235만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트위터의 순방문자 역시 2012년 1월 266만명에서 2013년 9월에 409만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반면 미투데이의 순방문자 수는 같은 기간 113만명에서 70만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거기다 SNS 주 사용자인 20대들의 해외 서비스 선호도가 높은 것도 한몫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20대는 해외브랜드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단적으로 모바일 검색에서도 구글이 국내 포털 모바일 검색의 월간 지표를 치고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코리안클릭 기준, 2012년 1월과 2013년 9월 모바일 앱 이용 월간 트래픽을 보면 20대의 글로벌 기업 앱 이용이 눈에 띈다. 페북은 해당 기간동안 20대 순이용자가 98% 늘었고, 20대 모바일 순이용자 중 페이스북 활용 비중도 54%에서 66%로 늘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했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현재 네이버는 미투데이 외에 일본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인'과 폐쇄형SNS '밴드'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률이 감소하는 '미투데이'를 유지하는 것보다 라인과 밴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SK컴즈도 'C로그'를 종료하고 글로벌에서 성공한 '싸이메라'를 활용한 SNS 준비를 하고 있는 등 네이버 역시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투데이 등 1세대 SNS는 새로운 미래를 보고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트위터 등이 취했던 기존 방식을 그래도 사용했던 점이 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이유로 보인다"며 "치열한 SNS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 SNS와의 차별점을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1세대 SNS로는 수익창출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트위터·페이스북 따라하기에만 급급해 만들어진 토종SNS들이 살아남기란 힘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단문형 1세대 SNS를 넘어 차세대 SNS에 집중?

한켠에선 네이버·다음, SK컴즈가 잇따라 단문SNS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1세대 SNS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 대신 기존방식을 넘어선 폐쇄형SNS, 특화형SNS 등 차세대 SNS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포털들은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특화된 SNS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가 밴드와 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 역시 사진특화형 SNS '위드'를 출시했다. SK컴즈도 소인맥 중심SNS '데이비'와 사진앱 '싸이메라'를 SNS로 전환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단문 방식의 SNS 같은 경우 글을 올릴 때마다 자기검열을 하는 등피로감이 쌓인 측면이 있다"며 "카카오스토리 등 톡 기반의 SNS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40자 내에서 자기표현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소비자들의 사용이 줄어든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단문형 서비스인 트위터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세계적으로 사용빈도가 줄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한국 시장만을 공략한 국내 단문 서비스의 사용률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실명제 역차별’ 작용? ... 서비스 역량 자체의 한계

외국 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인터넷 규제가 토종SNS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 등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인터넷 실명제 등의 규제가 국내 서비스에만 불리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SNS뿐만 아니라 국내 동영상 시장 역시 인터넷 실명제의 후폭풍으로 유튜브에 시장을 내줬다는 분석의 연장선이다. 2008년 글로벌 전체 이용자수가 유튜브와 비슷했던 판도라TV는 인터넷 실명제 도입 이후 시장 판도를 뒤집을수 없는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투데이에 가입하려면 실명 인증을 해야하지만 트위터 등은 실명제의 밖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제와 글로벌 브랜드 파워 때문에 사업을 종료한 것은 '남탓'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용자 타케팅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역량이 부족했다는 것. 로아컨설팅 김석기 이사는 "규제에 따른 역차별적 성격보다 역량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트위터 같은 형태의 SNS는 돈을 벌수 없는 것이 사업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컴퓨팅연구소 한상기 박사는 네이버가 미투데이를 인수한 이후 서비스 운용을 잘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 박사는 "미투데이는 20~30대의 자율적이고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핵심 사용층이어쓴데 네이버 인수 이후 유명인을 활용한 광고 등을 하면서 10대가 유입되면서 기존 사용자층이 트위터와 페북으로 이동했다"며 "미투데이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면서 서비스 가치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박사는 "미국 10대의 우상인 가수 저스틴 비버가 10대를 위한 SNS '샷츠 오브 미(Shots of Me)'에 투자하는 등 10대 겨냥 SNS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라며 "다음 '요즘'이나 네이버 '미투데이'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사용되던 측면이 있는데 국내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 작게는 아시아권 청소년만을 공략했더라고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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