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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 '성과 보상' 삼성전자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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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줄고 부회장 승진없어…이서현 승진-박근희·정연주 퇴진

[박영례기자] 삼성이 올해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실적 개선 등 성과가 미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탓에 사장 승진자 대부분은 삼성전자에서 배출됐다. 그나마도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금융 등 분야는 문책성 교체인사가 이어졌다.

오너 일가의 승진도 이서현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 그쳤다. 박근희 삼성생명부회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은 2선 퇴진했다.

2일 삼성은 2014년 사장 승진 8명 등 총 16명에 대한 사장단 인사 내정자를 발표했다.

지난해 7명 사장 승진에 비해 승진자는 1명 늘었지만 전체 규모는 지난해 17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갔던 삼성전자 외 '성과에 대한 보상'원칙에 따른 승진 대상이 예년보다 오히려 적었다는 얘기다.

실제 매년 2명꼴이던 부회장 승진자는 올해 없었다.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됐던 윤부근 사장이나 신종균 사장이 사장 승진 뒤 몇년 되지 않아 이번 대상에서는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말 그대로 철저한 '성과에 보상' 원칙을 적용한 셈이다.

◆전자 성공DNA, 계열 확산…박근희·정연주 퇴진

먼저 이번 인사에서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패션사업 이관에 맞춰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게된다.

이 사장은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통합 이관 이후 제2의 도약을 견인하는 한편, 제일기획의 경영전략부문장도 겸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다.

아울러 제일모직 윤주화 패션사업총괄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삼성에버랜드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리조트/건설부문장을 맡게된다.

이서현 사장 외 오너일가의 추가 승진자는 없었다.

아울러 사장 승진자 대부분은 삼성전자에서 배출됐다. 승진한 사장단을 계열 대표로 보내는 등 삼성전자 성공 DNA를 계열로 확산시키려는 의도도 읽힌다.

실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김영기 부사장이 이번에 사장 승진 대열에 합류했으며 삼성전자 제조기술센터장 김종호 부사장이 세트제조담당 사장으로 승진,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장을 겸임하게 된다.

김영기 사장은 통신시스템 전문가로 2010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으로 부임한 후 LTE를 비롯한 차세대 통신기술을 선도, 해외시장 공략 등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김종호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은 20여 년 간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을 이끌어 온 제조 전문가로, 안정적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휴대폰 사업의 글로벌 1위 도약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번에 조남성 LED사업부장(부사장)도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삼성전자 원기찬 인사팀장 부사장은 이번에 사장 승진을 통해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됐다.

조남성 사장은 부품사업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제일모직을 초일류 부품소재 기업으로 도약시킬 적임자로 평가됐으며, 원기찬 사장은 삼성전자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삼성카드에 접목, 변화와 혁신 주도의 중책을 맡겼다는 설명이다.

박종우 제일모직 사장은 고문으로 2선 퇴진했다.

또 삼성전자 재경팀장을 맡아온 이선종 부사장은 이번에 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벤처투자 대표를 맡게 됐다. 글로벌 유망 벤처업체 발굴 및 해외투자확대를 통해 성장기반 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부사장은 삼성전자로 복귀한 김기남 사장을 대신해 사장으로 승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메모리·LCD 제조 등을 두루 경험한 부품 전문가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의 지속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또 삼성전자 전동수 메모리사업부장은 이번에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을 맡겨 글로벌 토털 IT서비스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도록 주문했다. 고순동 삼성SDS 사장은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사장에 뒤이어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은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맡는다. 반도체 전문가인 김 사장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의 리더쉽 확대 등 중책을 맡아 전자로 복귀했다.

금융, 건설 등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는 대표 교체가 이어졌다.

삼성생명 박근희 부회장이 이번에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2선 퇴진했으며,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도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에는 삼성화재 김창수 대표를,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생명 안민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새롭게 맡게됐다. 초우량 손해보험사로의 성장기반 구축의 역할을 맡은 것.

또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에는 삼성카드 최치훈 대표가 새롭게 맡으면서 건설부문장을 겸임시켰다.

이외 이선종 사장이 새로 대표로 선임되면서 올해 만 60세인 삼성벤처투자 최외홍 대표는 이번에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사실상 2선 퇴진했다. 실적과 맞물려 일부 세대교체형 인사도 단행된 셈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특징은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삼성전자의 성공 경험을 계열사로 전파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사업재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 등 혁신을 선도할 인물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이번 사장단 인사 후속으로 금주 중 부사장 이하 임원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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