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너도나도 셋톱박스를 이용한 스마트TV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유료방송 이용자들은 스마트TV에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료방송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잇따라 선보이는 스마트TV 서비스가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사들은 기존 디지털케이블TV나 IPTV 서비스에 '스마트 셋톱박스'를 제공해 인터넷 접속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스마트TV 서비스라 부르고 있다.
케이블TV 방송사업자 씨앤앰은 20일 안드로이드 4.2(젤리빈)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셋톱박스를 선보인다. 역시 케이블TV 사업자 CMB도 오는 12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를 출시할 예정이다. CJ헬로비전은 연내, 현대HCN은 내년 상반기 차세대 웹표준(HTML5) 기반의 스마트TV를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티브로드는 지난 6월 HTML5 기반의 '스마트플러스'를 출시하고 가입자 모집에 뛰어들었다.
IPTV 사업자들도 스마트TV 경쟁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구글TV와 제휴해 'u+ tv G' 스마트TV를 제공하고 있고, KT 역시 HTML5를 기반으로 한 '올레tv 스마트'를 서비스 중이다. 지난 7일에는 SK브로드밴드가 안드로이드 4.2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 IPTV가 결합된 'B tv 스마트(Smart)'를 출시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다섯달 가량동안 티브로드에 약 4만대, KT에 약 15만대의 스마트 셋톱박스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티브로드 스마트TV 가입자는 전체 디지털케이블가입자의 약 4%, KT는 전체 IPTV 가입자의 약 3% 수준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TV 서비스는 셋톱박스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주로 신규가입자들 중에서 서비스에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치상으로는 신규 가입자들의 절반 정도가 스마트TV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당기간동안의 신규 가입자중 스마트TV 가입자 비중을 고려하면 그리 실망스러운 실적은 아니지만, 스마트TV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못하면서 사업자들도 당초 세웠던 목표치 이하의 가입자 유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부터는 마케팅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스마트TV의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보인다. 아직까지 소비자가 스마트TV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나 편리함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스마트TV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린백(Lean Back: 뒤로 누워 편안히 즐기는 가전제품) 제품으로, TV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 방송·통신산업의 특성상 통신비 소비에는 부담을 덜 느끼지만 방송서비스에 1천원에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 때문에 서비스 가격을 낮게 책정해도 유입이 쉽지 않을 것"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서비스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스마트TV 시장은 제조사의 주도로 이미 3년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관련 생태계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웹브라우징이나 다른 스마트기기의 애플리케이션을 재활용하는 수준의 서비스가 아닌, TV에 최적화된 앱이나 콘텐츠가 나와야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 정부는 스마트TV 콘텐츠나 앱 개발 등에 적절한 투자를 지원하고, 사업자들도 신규서비스만 앞 다퉈 내놓는데 그치지 않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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