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가 개발자회의에서 내년 본격적인 타이젠 운영체제(OS)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구글과 애플로 양분된 모바일 OS 경쟁에서 삼성이 인텔과 타이젠OS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탈 구글'을 본격화 할 지도 주목된다.
11일 삼성전자 등 타이젠 진영은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국내 첫 '타이젠 개발자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 인텔, NTT도코모, 오렌지 등 타이젠협회 회원사와 이베이, 오픈모바일 등 파트너사 및 개발사 등 타이젠 진영이 한데 뭉쳤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 주도 하에 개발된 리눅스 커널 기반의 오픈소스 운영체제(OS). 스마트폰 외 TV, 자동차, 카메라, 냉장고, 에어콘 등 다른 스마트 기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최근 출시한 카메라에 타이젠 OS를 탑재하는 등 타이젠 OS 확대를 꾀하고 나선 상태. 타이젠이 적용된 카메라 출시 사실을 삼성전자가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젠 카메라 출시는 내년 출시될 예정인 타이젠 폰과 TV의 전초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타이젠 기술운영그룹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최종덕 부사장은 개발자 회의에서 "그동안 삼성 카메라에 타이젠이 적용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는 사실"이라며 "미러리스카메라인 NX300·NX300M에 타이젠이 탑재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갤럭시카메라와 갤럭시NX를 출시한 바 있다. 이들 제품은 안드로이드가 탑재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지만 느린 부팅 속도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최종덕 부사장은 "타이젠이 적용된 카메라는 부팅속도가 0.5초 정도에 불과하다"며 "1초당 9개샷을 촬영할 수 있다"며 강점을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내년 3분기경 배포될 타이젠의 최신버전 '타이젠 3.0'의 밑그림도 공개했다. 그는 "타이젠 3.0은 64비트 아키텍처를 지원하며 HTML5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며 "내년 3분기에 배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이날 행사에 참여한 KT는모바일 생태계가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OS 편중돼 있다며 타이젠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KT 이응호 T&C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구글의 경우 결제시스템 같은 제도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며 처음 플랫폼을 도입한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며 "이제 타이젠이 개방성을 상징하는 OS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젠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텔의 마크 스카크니스 엔지니어링 담당이사는 "타이젠은 자동차, 카메라, TV, 냉장고 등 다양한 기기를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도요타, 랜드로버 등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쪽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900명 운집···타이젠 기대감 표출
이날 행사에는 900명의 개발자가 운집해 타이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타이젠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업체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들은 타이젠 체제가 빠른 시일안에 본격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일본의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네오스(neos)의 가와모토 쿄이치 디렉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같은 게임이 구동되는 모습의 보여주며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하는게 타이젠의 장점"이라며 "타이젠을 적용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게임 개발사 코나미 관계자는 "타이젠을 적용한 게임 앱을 출시했는데 타이젠 폰의 출시가 연기돼 무척 아쉽다"며 "개방성이 장점인 타이젠이 내년엔 다양한 기기에 탑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TV, 카메라 등 주요 세트에서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거나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세트 경쟁력에 타이젠 등과 같은 플랫폼 경쟁력이 더해질 경우 하드웨어에 이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애플, 구글과의 패권 다툼을 본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특히 타이젠 OS은 의료와 자동차 등 새로운 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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