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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삼성, '애플 배상금' 얼마나 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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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재산정 소송…'큰 폭 삭감' 쉽지 않을 듯

[김익현기자] “배상금을 줄일 수 있을까? 또 줄인다면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삼성과 애플이 오는 12일(현지 시간)부터 또 다시 격돌한다. 이번엔 배상금 규모만 놓고 벌이는 작은 재판이다. 하지만 미국 외신들의 표현대로 ‘특허 게이트(patentsgate)’ 중인 두 회사 입장에선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3월 루시 고 판사의 결정에 따라 열리게 된 재판이다. 당시 루시 고 판사는 지난 해 8월 배심원들이 삼성에 부과한 10억5천만 달러 배상금 중 5억9천950만달러만 인정했다.

그렇다고 나머지 배상액을 조건 없이 삭감한 건 아니다. 4억5천만 달러 부분은 계산이 잘못됐으니 추가 재판을 통해 다시 산정하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따라서 이번 재판은 굳이 비유하자면 연장전과 비슷하다. 정규 이닝 승부 중 미흡한 부분을 다시 가리는 재판이기 때문이다.

◆10억 5천만 달러 중 4억 5천만 달러만 소송 대상

이번 재판은 성격 자체가 독특하다. 일단 피의사실에 대한 공방 자체를 못하게 됐다. 삼성의 애플 특허 침해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놓고 시작하는 재판이란 얘기다.

이 문제를 놓고 삼성과 애플은 재판 시작 전까지 많은 공방을 벌였다. 당연히 삼성은 ‘특허 침해 여부’까지 다루길 원했다. 반면 애플은 그 부분은 논외로 하자고 맞섰다.

이 부분에 대해 재판을 담당할 루시 고 판사는 애플 쪽 손을 들어줬다. 지난 8월 배심원 평결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배상액 계산 문제만 다루도록 한 것이다.

지난 해 8월 배심원 평결 당시 중요한 잣대 중 하나였던 특허 침해의 고의성 여부 역시 더 이상 거론하지 못하게 됐다. 삼성은 이번 재판 배심원들에게 ‘고의로 특허 침해한 것인 아니다(not willful)’는 점을 분명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루시 고 판사는 이 부분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체 재판의 틀을 새롭게 짜자는 삼성의 주장을 사실상 기각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배심원 양식도 대폭 간소화됐다. 평결 대상 제품마다 ▲납득할 만한 로열티 ▲애플의 수익 감소분 ▲삼성의 이익 같은 것들을 전부 표시하자는 삼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 이에 따라 이번 재판에선 해당 제품마다 적정 배상액만 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획기적 반전은 쉽지 않을 듯

물론 이론상으론 삼성의 배상금 액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잡지 포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배상금이 늘어날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상금을 최대한 많이 줄이는 게 이번 재판에 임하는 삼성의 목표인 셈이다. 삼성이 ▲특허 침해 여부와 ▲침해의 고의성 여부 등에 대해서까지 다루자고 주장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최대한 논쟁의 폭을 넓혀야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해 8월 배심원 평결 이후 달라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이 이번 재판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얻는 게 만만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건 이런 상황 때문이다.

삼성에게 다행스러운 부분도 있다. 애플과 법정 공방 과정에서 취득한 라이선스 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와 관련된 소송이 이번 재판 이후로 연기된 점이다. 애플 요청으로 시작된 삼성의 소송 정보 불법 유출 관련 재판은 오는 12월 9일부터 시작된다.

과연 삼성은 이번 연장 승부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오는 12일 시작될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소송 연장 승부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그 부분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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