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좀 덜해졌지만 지난 해까지만 해도 우리 벤처기업은 기술을 대고, 중국은 자본과 시장, 노동력을 대는 방식의 제휴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J&파트너스가 국내 유수의 보안솔루션 업체들과 차이나 내셔널 블루스타(China National Blue Star)그룹의 ‘블루스타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사와 합작법인을 만든게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이지요. 당시 하우리, 리눅스시큐리티, 드림시큐리티 등 보안 업체들이 이 합작사에 대거 참여했는데,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돈을 내기 보다는 기술 제공으로 지분을 챙겼습니다.
블루스타의 사업 내용 현재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 모델은 중국 현지 파트너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아주 세련된 제휴 방식으로 주목받았던 게 사실입니다. 혈맹을 통해 현지화된 제품과 그에 적합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것이지요.
그런데 23일 한 보안 벤처기업이 밝힌 해외 진출 전략은 더 신선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보안 산업과 중국의 특성상 정보보호 업체가 중국에 진출하려면 일종의 페이퍼컴퍼니(?)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기자회견을 연 엑스큐어넷은 직원들간에 오가는 이메일 등 콘텐츠를 필터링해서 사내 보안을 유지하는 보안 솔루션 개발 업체입니다. 국내에서는 삼성 등 대기업 시장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둔 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엑스큐어넷은 그후 청화자광순풍, 복단강화, 쓰웨이, CCID 등 중국보안업체를 접촉하다 쓰웨이라고 하는 업체와 제휴하게 됩니다.
이 쓰웨이를 통해 중국에서 보안제품을 팔려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중국 공안부 인증과 안전부 인증을 받게 되지요.
그러다가 두 회사는 제품 지원과 개발, 다른 동남아 시장 마케팅 등에 함께하자는데 뜻을 모으게 되고 곧 한 배를 탈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엑스큐어넷이 쓰웨이에 직접 자본을 투자하면 쉬울텐데, 중국 사정이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성중 엑스큐어넷 상무이사는 “외국자본이 투자되면 중국내에서 영업이 힘들어 쓰웨이에 직접 투자하기가 힘들었다”며 “그래서 별도의 합자기업 사유신루를 만들어 쓰웨이를 돕도록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유신루는 쓰웨이를 지원하는 기업에 불과하고, 중국내 독점공급 등 핵심은 쓰웨이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선지 사유신루의 자본금은 20만 달러(166만 위엔)에 불과하더군요. 자본투자 비율은 엑스큐어넷이 6이고, 쓰웨이가 4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유신루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쓰웨이의 장림광 사장은 전자부(현 안전부) 30소 처장과 전자부 주해㈜ 소장을 역임한 인물로, 청화자광순풍의 대표이사 시절에 엑스큐어넷을 만났다고 합니다.
안전부는 우리나라로 치면 정통부 정도 되는데, 그의 인맥때문인지 엑스큐어넷 제품이 공안부 인증을 받는데에는 1달정도 밖에 안 걸렸다고 합니다. 이런 기업과 제휴하다보니, 별도의 합자기업이 필요했다는 이야기지요.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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