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 대사가 대선 과정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비상 계획으로 검토했으며 집권시 이를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고 민주당이 폭로해 파장을 예고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사진)은 2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10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권영세 대사가 지인들과 대화했다는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1시간36분 분량의 이 음성 파일에 대해 민주당은 당시 자리에서 참석한 인사가 제보한 것으로 도청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권 대사는 "NLL 가지고 해야 하는데…대화록 있지 않습니까"라며 "자료를 구하려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그거는 역풍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이고 보안이고 뭐고 깔 때 아니면 못 깐다"고 했다. 권 대사는 또 "들여다 볼 수 있으니까,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까고…"라고도 말한 것으로 타나났다.
박 의원은 "권 대사는 대화하는 지인에게 구체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관련 이야기를 하는데 이번에 공개된 전문과 거의 일치한다"며 "매우 긴 문장이므로 누군가로부터 그냥 들어서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NLL 대화록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이미 불법·무단으로 유출돼 '정상회담 분석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정제됐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향후 추가 폭로를 통해 문제를 계속 제기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박영선 국회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의 중진의원 모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사과하고 검찰·경찰과 국정원을 개혁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며 "이 정권이 더 이상 반성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밝히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공개된 권영세 실장의 이야기는 긴 이야기 중 일부로 이것 외에도 여러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며 "지금 방법은 남재준 국정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대통령이 해임하는 것으로 이것 외에는 가라앉기가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1시간 36분의 녹취록에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다 충격적"이라며 "그 부분도 법사위원들이 신중히 논의해서 대책 방안을 숙의하겠다"고 추가 폭로를 예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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