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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리스크 부상, 재계 하반기 전략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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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글로벌 침체 더해, '경제 엑소더스' 오나

[박영례기자] 삼성과 LG 등 재계가 하반기 전략 마련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엔저 등 환율 리스크는 물론 경제민주화 등 규제리스크가 부상하면서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탓. 생산시설의 해외이전 등 '경제 엑소더스'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전경련 등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LG 등 주요 그룹이 이달부터 하반기 전략 마련에 나선 가운데 대내외 불안요인으로 인해 전략 수립이 쉽지 않을 조짐이다.

삼성은 오는 7일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6월 한달간 '삼성 이노베이션 포럼' 등 관련 행사와 함께 계열별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25일 전후로 사흘간 부품(DS)과 세트(TV, 휴대폰) 부문별 사업수장이 주재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상반기 전략 점검 및 하반기 전략을 공유하게 된다.

LG 역시 6월 한달간 구본무 회장이 주재하는 전략보고회를 갖고 계열별 하반기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4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20일 전후에는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전략보고회가 잇따를 예정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전략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여전하고 엔저에다 국내외 규제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로 기업환경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략 마련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달 대기업의 계열간 일감몰아주기 규제 및 금산분리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및 통상임금 등 노사 관련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예고되면서 기업들의 체감심리가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는 '경제 엑소더스'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

최근 글로벌 법인세 인하경쟁 속에 한국만 증세를 추진하고 있고, 하도급법 개정에 따른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환율변동, 제품 시장가격 변동 등에도 납품단가의 탄력적 조정이 어렵다는 점도 기업환경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최근 엔화가치의 하락에 따른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하락, 통상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문제에 최근 '갑을 논란' 등 반기업 정서 확산 역시 하반기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규제에 따른 기업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 및 해외 아웃소싱 등이 늘어나는 등 경제 엑소더스 현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전경련 관계자는 "전년도 국제수지표상 해외직접투자는 236억 3천만달러인데 반해, 외국인직접투자는 50억달러에 불과, 국내로 들어온 돈보다 해외로 나간 돈이 5배가량 많다"며 "우리경제의 엑소더스 현상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경제성장의 동력인 기업들이 한국경제를 이탈할 경우, 우리경제의 구조적 침로 저성장 구도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환경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될 때 기업들은 예측불허의 경영 환경에서에도,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을 위한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쏟아지는 규제, 기업 "성장·고용 어쩌나"

당장 엔저 현상은 수출로 성장을 견인해온 우리기업들 하반기 전략에 복병이 될 조짐이다. 실제 5월 현재 원/엔(100¥) 평균환율은 1천100원으로 지난해 평균 환율 1천413원 대비 약 22.2%나 하락했다.

전경련이 지난 3월중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은 1천185원. 국내 산업은 이미 엔저에 따른 적자구조에 직면한 셈이다.

이같이 엔저가 장기화될 경우, 과거 일본이 경험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생산단가 안정의 목적으로 기업들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이 우려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의 기업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실제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2012년 우리나라의 정부 규제 부담 및 법체계 효율성(규제개선 측면)은 평가대상 총 142개국 중 각각 114위, 96위에 그쳤다.

반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평가한 2013년 우리나라의 기업관련 법규분야 경쟁력은 비교대상 총 60개국가들 중 하위권인 39위 수준에 머물렀다. 규제를 통해 동반성장 및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게 정부 취지지만 이를 통해 효과는 못 보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엔저 등 환율 문제로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속에서 생산성, 가격경쟁력 확보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지 가격은 평방미터당 59만원으로 중국의 2.1배, 베트남의 4.0배 수준이고, 인건비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근로자 보수는 18.9$로 대만의 2배, 필리핀의 9.4배 수준이다.

여기에 환율변동, 글로벌 가격 경쟁 심화 등에 따른 가격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하도급법 개정으로 납품단가 부당 인하시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토록 하는 등시장 대응에도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미국내 32인치 LCD TV 가격은 2005년 1천566달러에서 2011년 319달러로 79.6% 하락, TV 부품원가 역시 동일 비율로 저렴하게 생산해야 하지만 납품단가 인하 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 우리 기업에는 고민인 셈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의 단가인하 조정이 사실상 금지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부품공급선을 외국 기업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의 '갑을 논란' 등 양극화 등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기업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징벌적 규제 법안이 잇따르는 등 반기업정서 확산은 기업환경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창조 경제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성장동력 확보이고, 이를 통한 투자 및 일자리 확대가 최선의 복지"라며 "경제민주화 취지에는 공감하나, 과도한 규제보다 현실적인 개선안 마련과 함께 세제지원 등 지원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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