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로 지명된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무소신·무능력 질타에 진땀을 흘렸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은 13일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정권 초와 말기에 한 말이 변화가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후보자가 정권에 따라 소신 없이 움직였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한국무역협회 연구소장을 했는데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후보자는 '참여정부 경제 정책은 어느 정부보다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3년 후에는 '많은 변화를 꾀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현 후보자는 KDI 원장으로 있던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친정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당시 정부 경제 정책에 우호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정권 말인 작년 11월 인터뷰에서는 '더 넓게 보고 전략을 세웠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경제 정책을 추진할 후보자로서 일관성과 소신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 역시 이같은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조정식 의원은 "내정 발표 후 언론과 시민단체·학계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았다"며 "경제 민주화와 복지에 적합하지 않은 성장론자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는 평가서와 보고서를 해온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막중한 경제 수장으로 경제 정책을 이끌기에는 신뢰와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KDI 원장 재직시에도 선행적 전망보다는 정부 측에 서서 실적 부풀리기와 과대 포장으로 KDI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 역시 "현 내정자는 정권 흥망성쇠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권 절정기인 2009년에 '왕 차관'이라고 부르는 박영준 전 차관 개인을 위한 공부 모임을 만들어 1년 동안 한번도 빼놓지 않고 개근했다"며 "박영준 전 차관과 비서관 한명을 위해 KDI를 빌려줬고, 직원에게 발제를 맡게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권 실세를 찾아가 공부모임을 만들고 땅을 헌납하겠다고 해 KDI 유래없이 두 번째 원장을 연임했다"며 "내정자는 MB정부 4년 평가서를 총선 앞두고 발행했는데 이는 KDI 역사상 유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현 내정자는 이같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현 내정자는 "그런 인식을 줬다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지만 경제 정책을 평가할 때 단면만 봐서는 안된다"며 '어떤 정책은 효과적이지만 다른 정책은 소정의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현 내정자는 "참여정부의 혁신 등은 높이 평가하지만 전체적으로 투자율 저하와 성장동력 약화를 지적했다"며 "MB정부도 위기 관리 능력은 잘됐지만 서민이 느낄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미흡하다고 인터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의원들은 현 내정자가 기관장으로 있던 여러 조직의 내부 평가에서 꼴찌를 거듭했던 점을 집중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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