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의 조립과 발사, 비행통제 등 모든 발사 임무를 수행한 나로우주센터. 축구장 700개가 넘는 550만 제곱미터 규모의 나로우주센터에는 2000년 12월부터 9년에 걸쳐 구축된 우리나라의 선진 정보통신기술(ICT)이 총망라돼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발사통제동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곳이다. 여기에서 발사 준비부터 나로호의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하며 발사체의 안전한 비행을 지원한다.
나로호 발사 성공 후 1개월여 만인 지난 8일 발사통제동을 찾았다. 이 곳은 수많은 컴퓨터와 관제 모니터가 설치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담당자들이 나로호 준비 상황과 안전통제 정보, 비행경로 추적 장비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분석한 곳이기도 하다.
◆나로우주센터의 '심장' 발사통제동은…
발사통제동은 발사통제센터(LCC), 발사지휘센터(MDC), 비행안전통제센터(FSC)로 이뤄져 있다.
발사체통제센터(LCC)는 우주 발사체와 위성의 조립, 시험, 연료공급 등 발사 준비작업을 단계별로 확인하는 곳이다. 발사지휘센터(MDC)는 발사체통제센터의 발사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해상 및 공중의 안전통제 정보, 기상정보, 비행경로 추적장비, 운영자 준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비행안전통제센터(FSC)는 우주 발사체 비행 직후부터 임무 종료까지 비행 안전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실시간으로 우주 발사체의 상태 정보와 비행 상황 정보를 감시하고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비행종단지령을 내려 우주 발사체의 비행을 강제로 종료시킨다.
세 개 센터가 모여있는 발사통제동은 발사체로부터 내려오는 2천여 가지의 원격추적(텔레메트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발사체 관련 183개 항목의 정보는 별도로 종합 관리한다.
발사체 곳곳에 달려 있는 센서와 발사체가 자체적으로 전달하는 정보는 발사통제동으로 모여진다. 제주 추적소와 추적레이더동, 원격자료수신장비동, 해경경비함의 위성추적장비 등에서 제공하는 발사체 관련 정보들과 결합돼 이들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분석된다.
◆순수 국내 IT로 만들어진 발사통제시스템
이같은 발사통제동은 모든 센싱 정보를 끊김없이 한 번에 받아 처리하는 우리나라의 앞선 통신 기술과 망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와 통신실, 운영실 등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망 또한 임무망, 업무용 망, 표준시각 분배망, 음성전용 통신망, 외부인용 망, 시설안전용 망 등 다양한 망을 구분해 보안 위협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특히 나로호와 지상 추적장비 교신에 간섭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와이파이 망은 아예 구축돼 있지도 않다.
항우연 최용태 나로우주센터 책임연구원은 "나로호 1단 로켓 기술은 러시아의 힘을 빌렸지만 나로호 발사통제 시스템은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하고 개발했다"면서 "우주항공 개발에 적용하는 IT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안전성과 보안이기 때문에 수없는 테스트를 반복하며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나로호 관련 자료처리시스템은 항우연과 탑엔지니어링이 담당했으며 통신 IT 인프라는 SK C&C가 구축했다.
특히 항우연은 이번에 구축한 나로우주센터 시스템을 패키지화시켜 중장기적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범용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 소프트웨어(SW)를 통합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항우연은 현재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한국형 발사체(KSLV-I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SLV-II는 3단 로켓으로 이뤄진 독자적인 발사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발사통제시스템에서 발사체, 위성까지 우주 개발의 모든 부분을 우리나라 자력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이후 2020년에는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최 연구원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기 때문에 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IT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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