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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미래부, 유관부처는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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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게임물등급위 등 현안 산적 업무 올스톱

[강은성기자, 허준기자] 정부조직 개편이 난항을 겪으면서 부처마다 개점휴업 상태다. 특히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로 업무 이관이 예정된 부처들은 쌓인 현안의 의사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로 업무가 분산 통합될 예정인 방송통신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 대부분이 현재 '올스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통위의 경우 통신사 주파수 할당 등 민감하고 시급한 정책 현안을 안고 있고 문화부는 웹보드게임 등 당장 처리해줘야 할 정책이 있다. 산하 조직인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존폐를 결정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결정을 못해 소속 직원들의 월급도 주지 못하고 '상품권'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

상황이 이렇지만 이를 해결해야 할 신설 미래부는 국회에 갇혀 아직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주파수, 누가 해결해주나

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지난 5일 열렸지만 끝내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문을 닫고 말았다. 미래부 수장으로 낙점됐던 김종훈 장관 내정자는 4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미국으로 출국해버렸으며 이로 인해 여야간 대치상황은 더욱 극을 달리게 됐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꼭 열흘이 지났지만 정부조직 개편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이처럼 미래부 출범 지연으로 인해 책임지고 정책결정을 내려야 될 사안이 중단된 상태다.

방통위는 미래부 출범 후 이관될 통신정책에서 제 1해결과제로 주파수 할당을 꼽은 상태다. 이미 인수위원회에서 LTE용 추가 주파수 할당을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고 보고까지 마쳤다.

통신3사의 LTE 데이터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올 연말까지 전체 LTE 가입자가 3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추가 주파수 할당이 시급하다고 방통위는 판단하고 있다.

현재 3G용으로 사용되는 상용 주파수는 총 120㎒(LG유플러스의 2.9G 포함)다. LTE는 상용으로 60MHz가 사용되고 있으며 연내 60㎒가 추가로 확장될 예정이다.

하지만 LTE는 광대역고속이동통신의 특성상 1인당 데이터트래픽량이 이미 3G를 넘어선지 오래다. LTE 가입자가 3천만을 넘어선다면 주파수 부족으로 인한 '통신대란'은 현실이 될 수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신규할당 주파수를 상용화 하기 위한 설비 구축 일정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여름 즈음에는 주파수 경매가 이뤄져야 한다. 방통위 역시 이같은 일정을 고려해 연초 주파수 할당계획을 상임위원회에 보고했고 최근 공청회까지 거쳤다.

문제는 사업자간 이익이 주파수 할당 하나로 크게 엇갈리기 때문에 정부로써도 정책 결정을 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방통위는 지난 2월20일 상임위 전체회의에 주파수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잠정적으로 미래부에서 이를 처리하도록 미뤄둔 상태다.

그러나 미래부가 3월 중순까지도 출범이 불투명해 지면서 주파수 할당 계획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우리가 방통위에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미래부가 출범해야 본격적인 입장 전달을 할 텐데 언제까지 이 대치정국이 이어질지 답답한 노릇"이라고 전했다.

◆문화부, 게등위-웹보드게임도 표류

문화부도 혼란에 빠졌다. 유진룡 장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특히 미래부로 이관되는 부서가 있는 문화콘텐츠산업실은 더욱 혼란스럽다. 디지털콘텐츠산업과의 업무 일부가 미래부로 이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장관 임명이 끝나고 부처간 조직개편 논의가 이뤄져야 최종 결정된다.

게임산업과 관련한 업무도 산적했다. 폐지냐 존치냐를 두고 말이 많은 게임물등급위원회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현재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국고지원은 중단된 상황이다. 아케이드 게임 상품권 수수료로 중단된 예산을 충당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민간 자율등급분류기관 선정도 시급하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존폐 여부에 대한 결정은 민간 자율등급분류 기관이 빠르게 선정된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해 7월부터 민간 자율등급분류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도 기관이 선정되지 않았다.

웹보드게임 및 확률형아이템 등 게임 사행화 방지를 위한 노력도 시급하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문화부가 준비했던 웹보드게임 규제안을 철회시켰다.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에서다.

문화부는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면 관련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게임의 사행화는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장관도 부재한 상황이라 빠른 법률 개정은 쉽지 않다. 자연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책 마련도 후순위로 밀려났다.

미래부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부처의 정책 실무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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