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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통신의 미래, 음성 인하-데이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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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신사들 '한 목소리'…국내는 '접속료'부터 해결돼야

[강은성기자] 전세계 톱 통신사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모여 지난 수십년동안 유지돼 왔던 통신요금체계의 전면 개편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통신산업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에는 세계 톱클래스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신산업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벌였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저녁 전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임원회의(보드미팅)로 열린 이 자리에서는 현재 통신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음성과 데이터 요금의 불균형 ▲통신 규제에 대한 통일 ▲너무 비싼 해외로밍 비용의 혁신적 인하 ▲'탈통신'을 위한 생태계 조성 등이 주요 논제로 다뤄졌다.

보다폰, 텔레포니카, AT&T, 차이나모바일 등 매출과 가입자로 세계 톱13 통신사 임원들이 이번 토론에 참석했으며 매출 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로밍비 인하 및 '가상재화'에 대한 이슈 공유를 위해 이석채 KT 회장이 초청돼 함께 토론을 했다.

임원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중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요금의 '재조정'이다.

현재 SK텔레콤이나 KT 등의 국내 통신사는 물론이고 전세계 통신사들도 음성요금과 데이터요금의 재조정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임원회의의 공통된 화두였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음성요금이 통신사 수익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데이터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통신사 설비투자의 대부분은 데이터 망 구축 및 확장에 투입됐다.

그럼에도 데이터에 대한 요금은 '패킷' 단위 전송의 특성상 명확하게 요금을 부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데이터 '용량'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다 보니 통신사 입장에서는 과거 음성처럼 많은 수익을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GSMA 보드 미팅에 함께 참석했던 KT의 김일영 사장은 "요금구조의 불균형은 국내 통신사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통신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있는 점이었다"면서 "데이터 이용량 폭발에 따른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음성과 데이터의 원가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는만큼 요금 역시 이에 맞춘 형태로 재조정돼야 한다는데 글로벌 통신사 CEO들이 의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현재 데이터 중심의 요금구조 재편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미국의 제1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여름 '쉐어 에브리띵(share everything)'이라는 공유요금제를 발표하면서 데이터 요금을 전면 재조정했다.

일정 수준의 접속료를 내면 정액요금제에서 주어지는 데이터를 다양한 단말기, 다양한 인원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 주는 것이 이 요금제의 특징. 데이터 요금은 기존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 비해 대폭 인상됐다. 대신 이 요금제를 선택하는 가입자는 음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날 바르셀로나에 모인 글로벌 톱13 통신사 CEO들은 버라이즌의 이같은 요금제에 대해 깊은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 요금은 공짜, 혹은 대폭 낮추고 대신 데이터 요금을 현실화해 통신사들의 수익구조를 '환골탈태'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의는 현재 국내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는 음성과 데이터요금 재조정을 위한 연구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3년 내 요금 재조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통신사들이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전화를 거는 사람이 모든 통화료를 부담하는 '발신자과금' 방식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통신사들 사이에 주고받는 '접속료'가 존재하며 이를 전면 개편하지 않는 한, 음성 무료화는 요원하다.

정부는 지난 2012-2013 접속료 조정협상에서 이같은 음성-데이터 재조정을 염두에 둔 접속료 개편을 추진하려 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 통신사들이 음성 요금 대폭 인하 혹은 음성 무제한 등을 전제로 한 데이터 요율 재편을 하고 싶어도 접속료 체계 자체를 개정해야 하는 2013년 말이 되지 않으면 이같은 요금제를 구상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GSMA 최고마케팅책임자 마이클 오하라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향후 5년 동안 매년 66% 이상 증가하는 등 데이터 폭발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우 2017년까지 설비투자비(CAPEX)가 1.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 통신사들은 이같은 설비투자비 증가와 수익의 불균형을 요금 조정을 통해 조율하고자 한다"면서 "이번 MWC를 통해 주요 임원들의 이같은 논의가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스페인)=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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