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NHN의 모바일 전담 새 조직 '캠프모바일'에 벤처업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벤처'를 지향하는 캠프모바일은 NHN과 전혀 다른 서비스를 발굴한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대기업의 '벤처 흉내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NHN은 총 4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 형태인 '캠프모바일' 신규 법인을 설립키로 최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람 네이버 서비스 2본부장이 캠프모바일의 수장으로 내정됐고 약 150여명의 인력으로 꾸려진다.
캠프모바일의 역할은 네이버와 다른 모바일 서비스 개발이다. 네이버 앱이나 N스토어 등 기존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는 여전히 NHN이 맡는다. 또 하나의 벤처로서 네이버와 철저히 선을 긋고 독자적인 모바일 신규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것.
NHN 관계자는 "캠프모바일은 새로운 벤처로 보면 된다"며 "앞으로 개발할 모바일 서비스에는 네이버 브랜드를 얹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서비스는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 정도만 가지고 가며 신규 모바일 서비스를 찾는 게 법인 설립의 주된 목적이다.
NHN이 그동안 내놓은 모바일 서비스는 대부분 메일·카페·블로그·웹툰·뮤직 등 기존 유선 네이버 기반의 서비스였다. 유선 서비스를 모바일에 최적화했다고는 하지만 모바일만을 위한 서비스는 '밴드'가 유일했다.
큰 덩치 때문에 모바일 시장에서 유연한 대응과 의사결정에 뒤쳐진 NHN은 국내에서 카카오 등에 밀리며 '혁신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캠프모바일 설립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10여년 전 네이버가 처음 시작됐을 당시처럼 벤처 정신을 갖고 가볍고 빠른 조직을 통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캠프모바일의 사무실도 네이버로부터 독립을 위해 분당 그린팩토리가 아닌 강남에 별도로 마련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캠프모바일이 벤처 흉내내기에 그칠 수도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법인을 따로 떼어낸다고 해서 NHN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선을 긋고 있기는 하지만 캠프모바일은 NHN의 든든한 재정적 지원 기반으로 한다"며 "헝그리 정신으로 배수의 진을 치며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여느 벤처 기업과 같은 혁신이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번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력과 마케팅 역량을 무기로 한 캠프모바일이 중소 벤처 업체들의 영역까지 침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그렇게되면 자본이 없어도 아이디어와 혁신만으로 버텨온 중소벤처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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