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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4조850억원' 유산싸움,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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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일 1심 판결, 8개월여간 법정공방 쟁점 정리

[김현주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2)씨측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1)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재산 소송 1심 판결이 오는 2월1일 내려진다.

소송 가액만 4조849억2천322만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상속 소송인 만큼 세간의 이목이 판결에 집중되고 있다. 이맹희씨측은 이건희 회장을 대상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2조7천306억9천413만원 및 에버랜드를 대상으로 1조3천542억2천909만원을 청구했다.

이는 증권예탁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선대회장 타계당시 주주명부 및 삼성특검 기록 분석을 토대로 계산한 것이다. 물론 이 금액을 적절한 방법으로 계산한 것인지, 선대회장이 남긴 차명주식과 동일한지 등은 재판부의 사실관계 판단 및 법리적 해석에 달려있다.

만일 재판부가 이맹희씨측이 제시하는 주장의 일부라도 받아들인다면 이건희 회장의 명예와 금전적 피해, 사회적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맹희씨측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승계뿐 아니라 차명주식 상속 자체도 부정적인 방법으로 행해졌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공동상속인에게 차명주식 존재 숨겨왔다?

지난 2012년 5월30일 시작돼 8개월여동안 진행된 소송에서 양측은 첨예한 법적공방을 벌여왔다.

이맹희씨측은 선대회장 타계 당시 이건희 회장에게 단독 상속한다는 적법한 유언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명주식은 경영권과는 관련없는 재산으로, 이건희 회장 측이 그 동안 형제들에게 숨겨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선대회장이 생존 당시 경영권 승계 의사를 누차 밝혀왔고 경영권 승계에는 마땅히 차명으로 관리된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 주식이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7월25일 열린 3차 변론에서 선대회장은 자식들에게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1989년 이건희 회장, 이맹희씨를 비롯한 모든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순차 날인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이에 이맹희씨측은 협의서 내용이 불충분하며 공증 여부 및 작성일자도 불명확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맹희씨, 상속재산 청구할 기간 지났다?

이맹희씨측은 최근까지 차명주식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속회복청구권'제도는 (상속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상속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침해행위가 일어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청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를 '제척기간'이라고 한다.

만일 1987년 선대회장 타계 당시 이맹희씨 측이 차명주식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이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특검 수사결과 발표당시 상속권 침해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이맹희씨측은 이건희 회장이 차명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한 2008년 12월31일을 상속권 침해행위가 발생한 날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2011년 이 회장 측으로부터 '상속재산 분할관련 소명'과 '차명재산에 대한 공동상속인들의 권리 존부' 문서를 전달받고서야 상속권 침해행위를 인지했다고 강조했다.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측은 선대회장 타계 당시 차명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한 무렵이 상속권이 침해된 날이라고 맞섰다. 이 회장이 상속권을 침해했더라도 참칭 상속인으로서 상속권을 행사한지 10년이 지났다는 주장이다. '참칭 상속인'이란 사실상 재산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또한 이 회장측은 이맹희씨측이 상속권 침해를 인지한 때가 삼성특검 수사결과 발표일인 2008년 4월경이라고 강조하면서 각종 신문기사 및 방송 보도를 증거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맹희씨측이 신문을 본다면 차명주식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1987년과 달라진 주식가치, 상속 청구 가능할까?

1987년 11월 선대회장 타계당시 이건희 회장에게 넘어간 차명주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명의가 변경되거나 주식수 및 주식가치가 달라졌다. 달라진 현재 주식가치를 대상으로 상속 분재를 요청할 수 있는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맹희씨측은 '대상재산'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상속회복 청구를 요구했다. '대상재산'이란 상속 재산이 매각, 수용 등으로 인해 변형되거나 상속재산을 대가로 다른 재산을 취득한 경우를 말한다.

이맹희씨측은 오랜 기간 명의가 변경되고 주식가치가 바뀐 차명주식이 '대상재산'에 해당하므로 분배할 상속재산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측은 차명주식이 상속 후 처분됐으며 이후 다른 사람이 취득하는 과정에서 아예 다른 재산이 됐다고 반박했다. 상속재산과 동일성이 상실된 주식에 대한 상속회복청구가 허용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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