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과 LG, 디스플레이 양대 기업이 정부가 중재에 나서자 한층 수그러 들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1일 "삼성 측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 한다면 (삼성 측과) 감정싸움을 자제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을 비췄다.
그러나 '결자해지'를 언급 한 것은 이번 소송전에 대한 우선적인 책임을 삼성 측에 돌린 모양새로 양 측 간 싸움이 급격히 화해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감정싸움을 자제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으로, 구체적으로 삼성에 요구조건을 제시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앞서 지식경제부 김재홍 성장동력실장은 지난 18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과 만나 이번 소송전과 관련된 LG측 입장을 들었다. 김재홍 실장은 오는 22일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재홍 실장은 "아직 이 건과 관련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삼성 측 입장도 들어본 뒤에야 타결점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특허심판원 세 기관에서 총 7건의 재판이 진행중이다.
지난해 7월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이 LG디스플레이로 대거 옮겨간 뒤 삼성 측이 LG디스플레이와 삼성과 LG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OLED 기술 유출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에 고발한 게 시작이었다.
일부에선 양 사의 소송전이 이미 6건의 민사소송과 가처분 신청으로 번진 만큼 단순히 계열사 차원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칙적인 측면에선 양 사가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어떻게 역할을 할 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정치적인 입장에서 사안을 풀어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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