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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한다던 로또시스템,계약은 외국기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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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위,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 '말도 안된다 논란'

[김관용기자] 로또복권시스템의 국산화를 추진중인 복권위원회 사무처가 기존의 해외 기업과 시스템 개발을 위한 수의계약을 또 다시 체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업에는 새로 개발한 국산 시스템과 기존 시스템을 연결하는 중개 업무와 검증 업무가 포함되고 이를 해외 사업자인 인트라롯이 담당하며 해당 컨소시엄에는 국내 기업인 윈디플랜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복권위원회가 공개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를 진행했다는 점과 국산 시스템보다 더 많은 예산을 배정했다는 점, 로또복권시스템의 라이선스 소유권자인 LG CNS에게 반 강제적으로 시스템 소스를 공개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이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5천만원 이상의 계약은 수의계약으로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수의 계약 체결한 복권위 "왜?"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는 LG CNS를 배제하고 인트라롯의 독점적 기술 보유를 인정,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을 추진했다.

로또복권 사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산 시스템과 기존 해외 시스템을 병행 운용하기로 결정했고 인트라롯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복권위원회가 수의계약을 진행했다는 이유다.병행운용을 위해서는 2기시스템과 국산시스템을 모두 알아야 하는데, 인트라롯과 LG CNS 중 현재 시스템 사업자인 인트라롯을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복권위원회 사무처 관계자는 "기존의 시스템과 새로 개발된 시스템 중 현재 운용되고 있는 시스템이 더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해 인트라롯과 계약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복권사업의 경우 위험이 워낙 크기 때문에 두개의 시스템을 함께 가동해 장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병행운용이 필요하다"면서 "국산시스템도 많은 테스트를 거쳤지만 실제 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병행운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문제를 제기한 설훈 의원실 관계자는 "복권위원회 측에서는 국산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를 제일 먼저 얘기했다"면서 "예산을 적게 쓰기 위해 국산 시스템을 개발한 후 더 많은 예산을 들여 해외 업체의 검증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잘 판단해서 추진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권시스템 국산화 개발을 담당했던 관계자들은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쳐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병행운용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6개월 시스템 개발 이후 12개월 동안 테스트를 진행했다"면서 "마지막 4주 동안은 현재 돌아가고 있는 복권시스템의 실제 데이터를 받아 매주 동일하게 검증했는데도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이 1년 연장됐기 때문에 아직 복권위원회로 이 시스템의 라이선스가 귀속된게 아닌데도 해외 업체가 병행운용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열어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기술유출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LG CNS 컨소시엄의 국산 시스템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감리의 기술 검증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마지막 검수 절차를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배정과 소유권에서도 '잡음'

수의 계약 못지 않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국산 시스템의 안정성을 이유로 사업 기간을 무상으로 1년 연장까지 하면서도 시스템 구축을 담당해 온 LG CNS 컨소시엄에는 일부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복권위원회가 새 계약 체결에는 국산 시스템보다 무려 32억원이나 많은 예산을 책정했다는 것.

복권위원회는 44억원 규모였던 핵심 시스템 제작 사업의 예산을 새로 책정하면서 2기 시스템과 국산시스템을 연결시켜 주는 단순 병행시스템 개발 비용으로만 76억원을 배정했다.

복권위원회는 로또복권의 경우 1주일 판매량이 500~600억원에 달하므로 시스템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76억원은 과하지 않은 투자이고 기존 보다 전산장비가 2.5배 가량 많고 두개의 시스템을 함께 운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 국산 시스템 개발보다 많은 금액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예산을 적게 쓰기 위해 국산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했던 복권위원회가 더 많은 예산을 들여 해외 업체의 검증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밖에 국산 로또복권시스템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LG CNS 컨소시엄의 소유권 이전 문제도 간과하기 어려운 논란이다.

LG CNS는 사업기간이 연장되면서 아직은 로또복권시스템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시스템의 소스를 경쟁 업체인 인트라롯에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대해 복권위원회는 "국산시스템은 복권위원회가 발주한 사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권리는 복권위원회가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LG CNS는 "사업기간이 연장됐고 아직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라 소유권을 복권위원회가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로또복권시스템 국산화 왜?

로또시스템 국산화 움직임은 지난 2008년 당시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 등이 제기한 로또복권 사업의 부정 의혹 때문에 시작됐다.

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인트라롯에 감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인트라롯은 이에 응하지 않아 제대로 된 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외국계 기업이라 강제로 조사할 권한도 없어 복권사업의 부정 의혹을 차단하는 대안으로 국산화 논의가 시작됐다.

특히 인트라롯의 시스템에 우리나라 관계자들이 접근할 수 없고 게임 룰 변경에 따른 시스템 개선시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기도 해 복권시스템의 자체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인트라롯에 내야하는 라이선스 비용도 급격히 늘어나 국부 유출 부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복권위원회는 지난 2010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의뢰한 온라인복권시스템 자체 개발 타당성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2011년 국산 로또복권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45억원 규모의 이 사업에서 당시 삼성SDS와 LG CNS 컨소시엄이 경합했으며, LG CNS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해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복권위원회는 지난 해 12월 LG CNS 컨소시엄이 개발한 시스템의 안정성을 문제삼으며 새로운 시스템 도입 시한을 1년 연기했다.

복권위원회는 국산화 하겠다고 만든 시스템과 기존 외산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기존 시스템과 국산 시스템의 병행운용 사업을 인트라롯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한 것이다.

인트라롯이 2기 시스템과 국산시스템의 병행 운용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LG CNS 컨소시엄의 시스템을 받아야만 한다. 사실상 외산 업체에 국산 로또복권시스템을 맡기는 것으로 또 다시 기술 종속 논쟁이 불거질 수 있는 셈이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기술 유출 부분에 있어 우리도 굉장히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에 대한 다양한 조치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복권위원회는 국산 복권시스템 사업 연기로 2기 로또복권 사업자 선정 또한 최장 1년 가량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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