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대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비대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계파별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어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이대로는 안된다'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자성과 성찰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민주당을 변화시킬 비대위원장의 추대가 시작부터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당초 박기춘(사진) 신임 원내대표가 조속히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김한길·원혜영·박영선·이종걸 의원 등 계파색이 강하지 않은 인사들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지만 계파간 힘겨루기 양상이 이뤄지면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원혜영 의원은 범 친노와 주류측 의원들의 호감을 얻고 있지만 비주류 의원들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종걸 의원은 비주류 측 의원들이 지지했지만 주류 측 의원들이 거부감을 보여 출범도 하기전에 비대위가 상처를 받았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자 박기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시무식에서 "비대위원장에 대해 많은 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심이 낀 의견이 있었다"며 "이것이 제거되지 않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고 쓴 소리까지 던졌다.
박 원내대표는 3일 고위정책회의에서 "9일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을 당의 총의로 탄생시키는 것 자체가 혁신의 시작"이라고 계획대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고문단에 이어 4일 시도당위원장, 7일 전직 원내대표단, 8일 초선의원 간담회를 통해 당의 총의를 모은 후 9일 의원총회·당무위 연석회의에서 비대위원장을 인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계파 갈등의 심화로 난항을 겪으면서 비대위의 성격조차 정해진 것이 없는 형편이다.
박기춘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주류 인사들은 비대위원장에 당내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초선인 이학영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국민들 보기에 원내인사로 과감하게 개혁을 하겠느냐는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학영 의원은 "어떻게 뽑든 비상한 권한을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며 "그분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수용할 수 있고 따를 수 있는 정도의 과감한 기득권의 포기가 내부에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다양하게 내외부를 다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이 당 혁신을 이끄는 것에 대해서도 아직 당의 총의가 모아지지 않았다. 당에서는 비대위원장이 대선 패배의 원인을 평가하고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전당대회를 조속히 치러 여기서 선출된 지도부가 대선 패배 원인 분석과 당의 혁신 방안·정체성 등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상황이다.
대선 이후 추락한 당 지지율과 안철수 전 후보의 신당추진설 등으로 생사의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이후 당내 화합을 통해 국민들에게 당의 미래를 어떻게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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