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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국민 눈물 닦지 못해 대선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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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대변 잘한 당 묻는 조사서 민주당 3위, 경제민주화 체화도 못해"

[채송무기자] 대선 패배 이후 야권의 재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지도부 중 한 명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대선 패배의 원인을 의제 설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2013년 새해를 맞아 보낸 이메일에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와 복지 국가 노선을 체화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무상급식이 의제로 떠오른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대패한 후 여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 의제에 대한 물타기에 나섰다"며 "민주당은 여당의 변신을 멍하고 쳐다보기만 했을 뿐 경제민주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지도 못했고,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정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증세를 이야기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지금 한국은 경제활동 인구의 80%가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어려운 빈약한 경제 상태에 놓여 있다"면서 "위축된 내수 시장을 키워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도 복지 확대는 필요하고도 시급한 시대적 요구였지만 야당은 이를 중심 쟁점으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여당 후보의 맞춤형 복지 운운하는 물타기 전략에 말려 들어 변별력을 잃어 버렸다"며 "복지국가로 가려면 당연히 조세와 재정에 관한 논쟁을 통해 여야간 복지국가론의 차별점을 이뤄야 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은 지난 수년간 복지국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증세 없는 재정마련이라는 족쇄를 스스로에게 채우고 증세론을 금기시했다"며 "이것이 당의 한계였다"고 했다.

또 대선 패배의 원인인 50대, 저소득층에 대해서도 정 전 장관은 희망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50대의 전면적 이반은 뼈아픈 부분이지만 50대를 나이 먹음에 따른 보수 세대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50대는 87년 6월 항쟁 때 넥타이 부대로 민주화 운동의 주축세력이었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지지를 보냈던 40대였다"며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피해자가 된 50대에게 민주당은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오늘의 50대는 자식 등록금 걱정, 자식 취직과 결혼 걱정, 본인의 노후 걱정, 집값 걱정 등 걱정 보따리로 무너져 내릴 지경에 있는 세대이고 이 지점이 전략적 승부처였다"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국민의 삶을 보호하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국가 노선은 50대를 비롯한 99% 사회 경제적 약자들을 안을 수 있는 대안노선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소득층이 새누리당에 투표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이 저소득,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유권자에게 부각시키는데 실패했다"며 "지난 수년간 국민들에게 어느 정당이 서민을 잘 대변하는 당인가를 묻는 조사에서 민주당은 3등에 머물렀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의제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며 "국민이 울고 있는데 눈물을 닦아줄 능력과 의제를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승리할 수는 없다. 이것이 패인"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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