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에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임명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보수 논객인 윤 수석대변인이 과거 자신의 블로그와 언론을 통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전력이 드러나면서다.
윤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투표장에서 선거혁명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 전 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전 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을 '정치적 창녀'라며 원색 비난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또 안 전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지난달 23일 '더러운 안철수!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안 전 후보를 "간교한 인간"이라고 비하했고, 문 전 후보에 대해서는 "속 좋은 척할 수밖에 없는 데릴사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윤 대변인은 지난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야권에서 연일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당내에서 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보수 논객이라 알려진 분을 택했다는 것이 대통합이라는 시대정신과 어떻게 맞아 떨어지는지 앞으로 많은 의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는 48%를 포용하겠다는 당선인의 말에 공감한다.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면 48%를 포용할 수 없다"며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윤 대변인님이 좀 더 확실한 사과를 해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당선인이 원하는 것은 대통합인데 '문재인의 나라? 정치적 창녀가 활개치는 나라!'라는 칼럼 제목을 통합의 파트너들이 보고 결심할 수 있겠나"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것은 지향점이고 만약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또는 불필요한 과도한 표현이 있었다면 사과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역대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도 박 당선인의 윤 대변인 발탁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김대중 정권 인수위원장을 지낸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금 대통령에 바라는 것은 탕평, 통합인데 공격수를 대변인으로 쓰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능력 보다 도덕성을 강조해야 하고 정치적 편향성이 고려돼야 한다"며 윤 대변인 인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 인선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박 당선인이 인선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당선인이 한 번 결정한 인사를 쉽사리 철회하지 않는 스타일인데다 첫 인선을 철회할 경우 이어질 후속 인사에도 힘이 실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수석대변인은 지금 하던 일을 정리하는 중이다. 앞으로 여러분과 자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프로그램 한 장면>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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