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 생활가전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양사 모두 내년도 생활가전 사업을 위해 판로 확보에 큰 신경을 쏟고 있는 것.
특히 삼성과 LG 모두 상대측이 오랫동안 협력해 온 유통업체와 서슴없이 서로 맞제휴를 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최규 규모의 주택용품 유통업체 '홈데포'(Home Depot)와 생활가전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부터 홈데포 영업망을 통해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로우스(Lowe's)와 손을 잡았다. 로우스는 홈데포와 함께 세계 양대 주택 관련 유통업체로 손꼽히는 곳. LG전자는 이번 제휴에 따라 2013년 1분기부터 북미 전역의 로우스 매장 및 온라인 사이트에서 프렌치도어 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LG는 이번에 북미 생활가전 유통망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경쟁업체와 예전부터 협력해 온 유통업체와 손을 잡게 됐다.
실제로 이번에 삼성과 계약을 체결한 홈데포에는 LG전자가, LG와 제휴한 로우스에는 삼성전자가 같은 시기인 2005년부터 입점해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로우스, LG전자는 홈데포와 먼저 손을 잡고 있었다"며 "상대방이 먼저 제휴하고 있던 업체와 이번에 서로 크로스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홈데포와 로우스 모두 북미 시장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유통업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두 업체 모두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약 1천700~2천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스트바이', '시어스 백화점' 등과 함께 북미 지역 '빅4 가전 유통망'으로 손꼽힌다.
홈데포와 로우스는 특히 가전뿐 아니라 가정용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제품 등을 취급하는 주택용품 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자사 '빌트인 가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LG전자 미국법인장 박석원 부사장은 "로우스는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고효율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고객 가치를 공유하는 최고의 파트너"라며 "더 많은 북미 소비자들이 LG전자의 대용량 고효율 생활가전 제품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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