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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글로벌 경쟁력 열쇠는 '미래형 정책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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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통신 5년, 평가와 교훈-4, 끝]개방형 인재등용, 장기비전 추진력 필요

[강호성기자] 지난 10월30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DMC 타워에서 열린 '100만 정보·방송·통신인과 함께하는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ICT 전담부처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동통신사 가입비 폐지, 스마트폰 가격 인하, 이용자 간 차별 금지를 골자로 한 방송통신이용자보호법 제정 등 통신비 인하 공약도 밝혔다.

앞서 10월15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해체한 정보통신부의 순기능을 복원하고 정부에 ICT 정책을 총괄할 기구를 두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문 후보 역시 가계통신비 부담과 관련, 통신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통신을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휴대전화 단말기 국제 비교 시스템을 도입하며, 요금제 손질, 모바일 음성통화(mVoIP) 서비스도 활성화시키겠다는 공약은 통신비에 대한 정책관심을 보여준다.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ICT 공약은 엇비슷한 점이 많다. 더불어 대선주자들이 강조하는 ICT 공약은 그만큼 MB 정부의 ICT 정책 문제점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들은 지난 시리즈를 통해 언급한듯 현 정부가 글로벌 ICT 흐름을 파악해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에 능동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보들은 ICT의 건강한 생태계를 가꾸지 못했고, 청년실업 돌파구가 될 ICT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통신정책의 경우 ▲스마트폰이 가져온 정책환경 변화 ▲가계통신비와 맞물린 '요금-단말-경쟁활성화'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콘트롤타워'가 나오는 이유

그러다보니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공약가운데 공통적으로 보이는 '콘트롤타워' 설치 약속은 모범답안처럼 인식되며 ICT 관련 종사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ICT 콘트롤타워란 통신, 네트워크, 콘텐츠, 정보보호 등 현재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흩어진 ICT 관련 기능을 통합 관장할 부처를 의미한다.

5년전 정부는 IT 산업 환경이 정보화 단계를 넘어 융합시대로 진입했다고 판단해 IT와 방송통신, 문화 콘텐츠 등을 여러 부처로 쪼갰다. 그 결과로 ICT 정책부처이던 정보통신부를 해체했다.

그런 정통부의 부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MB 정권 들어 ICT 역량이 뒤떨어지고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됐다는 우려 때문. ICT 업계 관계자들은 옛 정통부의 단순 부활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디바이스)의 생태계 발전과 미래 흐름을 선도할 정책기관으로서의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는 ICT 전반에 걸쳐 여전히 정부 주도 리더십이 필요하며, ICT를 하나의 산업영역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두 유력 후보의 콘트롤타워 설치 공약에도 불구하고 ICT 역량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 상황을 고려한다면 기능 통합적 콘트롤타워 설치가 시대흐름과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말하자면 경제기획원이나 과학기술처가 필요한 시대적 환경이 있겠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기반 소프트웨어적 산업 활성화가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정부 주도방식과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별도 콘트롤타워 설치 효과가 발휘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시각을 가진 정책 전문가는 "조선, 자동차, 첨단 반도체 등 기존 산업들은 해당 산업에 ICT가 융합되고 수렴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탈바꿈 한다"며 "그러나 실제로 지식경제부 내에서도 조선과 ICT의 융합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ICT만 관장하는 부처와 전통적 산업부처가 갈라지면 시너지 효과를 더욱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라며 "현정권의 문제점은 통신의 경우 방통위가 글로벌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정치이슈에 매달리며 통신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색 뺀 개방적 정책기관' 필요

새 정권은 어떤 형태로든 ICT 관련 부처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의 기관을 설치하든 차기 정부는 조직개편시 우선적으로 ICT 영역에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 관여가 필요한 영역과 민간의 자율이 훨씬 효과적인 영역을 엄밀히 구분하는 것이 정부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ICT 관할 조직은 외부 전문가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모델로 만들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정부부처 조직운영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ICT 리서치 기관의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FCC가 산업계 인재들을 주요 직책에 발탁하고, IBM 출신이 특허청장에 중용되는 등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갖추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ICT 분야의 경우 특히 권한에 맞도록 유연한 조직구조와 전문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CT 담당기관이라면 정치기관이 아니라 정책기관이라는 관점, ICT가 국가 성장동력의 핵심산업이라는 시각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ICT 비전과 철학이 없는 정치인을 수장으로 임명한다면 콘트롤타워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이와관련, "FCC 의장이나 구글의 CEO와 마주앉아 상대가 될 수 있는 '젊은 일꾼'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차기 정권이 '한방'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기 임기 내에 과실까지 다 따먹으려 조급진다면 자칫 단기처방에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ICT 리서치 기관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선 이후 설치될 인수위가 정파적 파워게임과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ICT가 갖는 철학적 의미를 바탕으로 산업의 장기적 비전과 정책의 연속성을 살릴 조직을 만든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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