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단일화 '담판' 속 장외 신경전 치열

[윤미숙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2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고 있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무팀 협상이 거듭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두 후보가 합의한 단일화 시한인 후보등록일(25~26일)이 임박한 터라 양측 캠프에서도 이날 회동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막혀있는 굵은 쟁점을 타계하는 실마리를 풀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단일화 룰 담판을 기대하고 만남이 성사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여론조사 문항 등 쟁점을 놓고 적지 않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묻는 '적합도' 방식을, 안 후보 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결정하는 '가상대결' 방식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과 김 본부장도 같은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장외 신경전을 펼쳤다.

이 위원장은 안 후보 측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결정하는 '가상대결' 방식을 요구한 것과 관련, "가상대결은 일종의 간접투표와 같은 것으로, 보다 직접 투표적인 조사 방식을 택하는 것이 민주주의에 더 부합하는 방식"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이는 원칙, 균형과 관련된 것"이라며 "유불리의 문제를 떠나 원칙이 무너지면 국민들에게 명분이 약해지고, 균형을 취하면 지지자들이 이탈하면서 대통합을 이루기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가상대결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본부장은 "국민들은 적합도, 지지도 이런 말을 잘 모른다. 박 후보와 경쟁해서 이길 후보, 새로운 정치를 함께 할 수 있는 후보를 뽑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국민의 목소리에 맞추는 단일화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유불리를 따지는 방식을 논의할 때 흔히 '양보다 수정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박 후보를 이길 대표선수 한 명을 뽑는 것이다. 그에 걸맞은 단일화 방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문 후보 측에서 '안 후보 측이 하나의 안을 내놓고 전혀 입장 변동이 없어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에서 '여론조사+∂'를 생각하는 것 같아 저희 나름대로 안을 제출했고, 민주당에서 못 박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모든 것을 안 후보 쪽에 일임하겠다는 말들이 협상장에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협상 내용을 전부 공개하면서 하는 민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문·안 후보의 비공개 협상과 별도로 실무팀 협상이 이뤄지긴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두 후보의 회동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