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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전 사후관리 강화"…'중간저장시설' 확보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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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진흥委서 의결…관련 민간기구 내년 출범

[정기수기자] 최근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가동 중지로 겨울철 전력 수급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원자로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처리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정부가 원전 확충 일변도의 정책에서 탈피, 원자로 사후관리 강화 등으로 원자력 연구의 무게추를 옮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20일 오후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제2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 추진계획(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진안은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침을 추진하기로 한 지난 2004년 원자력위원회의 의결사항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사용 후 핵연료 관리 문제는 지속적인 원자력 발전뿐만 아니라 이미 발생한 사용 후 핵연료의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라며 "기술공학적 측면은 물론 경제·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갈등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관리대책 수립 및 추진과정에서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론화 과정을 통한 충분한 소통이 중요하다"며 "이번 추진안의 목적은 부지선정계획이 아닌 향후 사용 후 핵연료 관리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의 틀(공론화위원회)'과 '추진일정'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했다. 중간 저장시설을 짓기로 결정한다 해도 부지 선정 문제가 상당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부지내 사용후핵연료를 임시저장 중이며, 지난 6월말 현재 36만8천다발이 발생해 임시저장용량(51만8천다발)의 71%에 육박하는 규모다.

연간 17기의 경수로에서 약 1천 다발, 4기의 중수로에서 약 1만6천다발이 발생하고 있으며 발생량은 지난해 대비 오는 2040년 1.8배(경수로 3.57배, 중수로 1.76배)인 65만4천다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2.1%(경수로 4.5%, 중수로 2%)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월성(2018년), 영광(2019년), 울진(2021년)이 연이어 포화가 예상되지만 관리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원전운영국 31개국 가운데 미국(53개), 독일(16개), 캐나다(6개) 등 22개국은 공통적으로 중간저장을 우선 시행한 후 최종관리방안으로 직접처분, 재처리후 처분, 관망(Wait & See) 형태를 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재처리가 연료의 재활용 측면에서 장점은 있지만 현재 한미원자력협정, 핵확산 우려 등으로 추진상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또 최종처분 방식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처분 사례가 없어 기술적 확신이 불투명한 상황임을 감안해 재활용 또는 처분 관련 기술개발이 우선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사례 및 국내여건 고려시 우선 중간저장시설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최종관리방안은 국제동향, 기술개발 추이 등을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정책방향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수립하면서 원자로의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잇단 원전 사고와 관련,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원전의 핵심은 '안전성'이라고 정의하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리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시저장시설의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해가면서 중간저장시설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규제기준도 법제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께 독립된 민간자문기구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적 수용성을 최대한 확보해 가면서 관리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위원 구성은 인문·사회과학·기술공학, 시민사회계, 원전지역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지난 9월 열렸던 '사용후핵연료 정책포럼' 의 주요 권고 내용인 ▲2024년 이전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건설 완료 ▲MACSTOR의 설치 ▲중간저장 방식 ▲부지선정 절차 마련 등을 본격 논의하게 된다.

이밖에도 위원회는 논의주제를 한정하지 않고 중·단기 현실적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며, 논의결과를 정부에 권고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부는 오는 2014년까지 공론화위원회 권고사항을 최대한 반영, 부지선정계획 및 투자계획이 포함된 법정계획인 '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부지선정절차 와 건설에 착수할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문제는 지속적인 원자력발전 여부를 떠나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추진안은 관리대책 마련의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후핵연료를 둘러싼 다양한 오해와 정책적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민간 자문기구의 논의결과가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 등 정부측 위원회의 의견도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 자문기구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논의주제 역시 한정하지 않을 경우 발전적인 대안이 제시될 지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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