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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갑작스런 발사 중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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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있는 일" vs "이원 제작 시스템 사고율 높여"

[박계현기자] 나로호 3차 발사가 준비과정에서 중단되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나로호는 당초 26일 오후 3시 30분 발사가 거의 확정적이었으나 준비 과정에서 중단됐다. 문제가 발생한 부위는 나로호 1단 로켓 최하단부와 발사대가 연결되는 공급라인 부분의 결함으로, 전날 최종리허설 과정에선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항우연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발사를 진행하기 위해 카운트다운(CT)에 들어간 상황에서 갑자기 압이 저하된 센서값이 나왔고, 이 때문에 CT를 중단시켰다"며 "기밀을 유지하는 고무 성분의 실(seal)이 220바(bar)의 고압으로 인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 부품은 러시아에서 제조됐고, 러시아 연구원들이 조립했다. 1단 로켓은 러시아가 제작했고 한러 기술협약에 따르면 러시아에 기술적 책임이 있다.

로켓 기술 전문가인 이창진 건국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헬륨가스 주입은 발사 당일날 하는 작업으로 발사 당일에는 로켓에 산화제·연료·헬륨가스 등이 주입된다. 리허설에선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진 교수는 "나로호의 1단 로켓은 추정컨대 헬륨가스가 먼저 들어간 후 산화제, 연료가 들어갈 수 있게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번과 같은 발사 중단이)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다"라며 "자동카운트다운을 하는 과정에서도 하나라도 통과되지 않으면 저절로 멈추게 돼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클럽'의 일원인 로켓 선진국에서도 발사 중단 사례는 빈번하다.

미국 NASA는 2009년 7월 10일 케네디 우주센터 우주발사대에 탑재돼 있던 인데버호 부근에 벼락이 떨어지자 벼락으로 인한 파손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발사를 연기했다. 발사를 위해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새기도 했다. 이런 이유들로 여섯 차례 연속으로 발사가 연기됐지만 일곱 번째에는 무사히 우주로 향할 수 있었다.

인도 역시 2001년 3월 28일 우주발사체 GSLV의 발사를 불과 1초 남겨놓고 자동제어시스템이 액체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감지해 발사가 중단된 바 있다. 'GSLV'는 2007년 9월 2일에도 발사 카운트다운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다 이륙 15초전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발사가 중단됐다.

이창진 교수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답으로 충분한 개발·양산을 거쳤는데도 고장이 발생하는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99.99%가 완벽해도 나머지 0.01%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로호는 총길이 약 33미터, 직경 3미터로 웬만한 빌딩보다 더 큽니다. 발사준비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수없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점점 기술이 발달해야 해결가능한 문제입니다."

조광래 단장 역시 이 날 열린 브리핑을 통해 "나로호 발사체가 성공하기 위해선 600단계에 이르는 세부과정들이 다 성공해야 하며 헬륨가스 주입은 240번째쯤 되는 단계"라며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일방적으로 전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나로호 사업이 태생부터 안고 있었던 시스템 이원화가 이 같은 결함의 빈도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허훈 고려대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는 "국내 연구진들은 한국 측 상단부 시스템을 여러 번 점검하고 러시아도 여러 번 점검을 했다. 그럼에도 부품 결함으로 중단되는 일이 생긴 것"이라며 "연료 주입하는 시스템까지는 한국 쪽 책임이지만 연료가 1단로켓 안으로 들어가서 저장되는 부분부터는 러시아 측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허훈 교수는 "한국이든 러시아든 한 전문기관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한다면 서로 상호점검을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불상사는 안 생긴다"며 "이 같은 문제는 현재 시스템을 수행하는 방법 면에서 내재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2021년까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선 위험요소 평가를 철저히 준비해 사고 빈도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처럼 액체 연료 로켓을 개발한 지 50~60여년이 지난 기술선진국도 챌린지호, 디스커버리호 같은 사고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사고들은 로켓 운반체 시스템이 굉장히 위험부담이 큰 사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액체 연료 로켓에서 사고는 불가피하게 일어나지만 로켓 기술 선진국일수록 빈도수가 줄어듭니다. 일원화된 시스템 하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준비된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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