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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올해 1천곳 개설 목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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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 업계 반발 심하고 기름 물량 확보도 비상

[정기수, 정수남기자] 국내 유가 안정책으로 작년에 도입한 알뜰주유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정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작년 말 1호점이 문을 연 알뜰주유소는 석유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받고 사은품 등을 지급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일반 주유소보다 유가가 싸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말까지 알뜰주유소를 1천곳까지 늘리고, 2015년까지는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인 1천3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알뜰주유소 확대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지경부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6일 알뜰주유소 개설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추진반에 따르면, 작년 11월29일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1호점이 문을 연 알뜰주유소는 지난 5월 하순 6개월여만에 505곳(자영주유소 110곳, 한국도로공사 주유소 48곳, 농협 주유소 347곳)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다. 지난 7월 중순 기준으로는 607곳(자영 169곳, 도로공사 82곳, 농협 356곳)으로 5월대비 20%(102곳) 증가에 그쳤다. 또 9월 중순 기준 721곳으로 7월대비 18.8%(114곳) 늘었다.이달 12일 현재로는 모두 777곳(자영 236곳, 도로공사 150곳, 농협 391곳)으로 9월대비 7.8%(56곳) 증가, 이전 2개월 증가폭의 절반 이하로 증가율이 떨어졌다.

이런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정유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알뜰주유소 기름 물량 확보가 문제다.

작년 알뜰주유소 공급을 위해 지경부가 국내 정유 3社를 상대로 입찰을 진행했으나, 공급 물량 문제로 이들 3社는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후 지경부가 권역별 공급으로 입찰 내용을 바꾸자 당초 입찰에 불응한 현대오일뱅크도 입찰에 응하는 등 정유 4社가 모두 응찰했다.

그러나 알뜰주유소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이들 업체는 알뜰주유소에만 물량을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실제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하루 생산 물량이 제한돼 있고, 해당 물량을 내수(6)와 수출(4)에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알뜰주유소에 무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한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생산 시설에 한계가 있고, 내수와 수출에 생산 물량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알뜰주유소가 시장 원리에 의해 자생한 주유소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경부는 일본 등에서 석유 제품을 들여온다는 차선책을 마련했으나, 이도 부적절하다는 게 관련 업계 지적이다.

이는 외산 석유제품의 옥탄가 등이 국내 환경 기준에 맞지 않아 재정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정부가 국내 정유업계의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석유제품 수입사社를 정책적으로 육성했으나, 재정재 문제와 수송비 등 물류비 증가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며서 도태됐다. 현재 국내 주유소에서 수입사 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0%.

여기에 주유업계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국주유소협회(회장 김문식)는 현재 전국 주유소는 1만2천830곳(영업업소수 기준)으로, 이중 월매출이 전국 월평균 매출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유소가 50%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주유업계는 지경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경부는 공공주차장 알뜰주유소 개설과 석유제품 용기판매 정책 시행을 유보한 상태다. 다만, 지경부는 알뜰주유소 확산이 더딜 경우 향후 공공주차장 알뜰주유소 설립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최근 국내 유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기록하면서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의 기름가격 차이가 사라진 점도 알뜰주유소 확대에 걸림돌이다.

당초 정부는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 기름가격 대비 리터(ℓ)당 100원이상 저렴하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는 30원∼50원 저렴하고, 최근에는 이마저도 역전됐다.

이밖에도 최근 서울의 한 알뜰주유소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자영주유소의 알뜰주유소 신청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게 주유업계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 알뜰주유소추진반 측은 "공사는 올해 말까지 알뜰주유소를 1천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오는 2015년까지는 알뜰주유소를 1천300곳으로 늘리는 등 다양한 유가 안정책으로 국내 기름값을 잡겠다"고 설명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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