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 경기도 안산 시화반월공단에 입주한 D社는 유럽연합(EU)에 차량 냉방기기 관련 부품을 제조해 수출한다. D사는 작년 유로존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수출에 다소 차질이 발생했으나, 전년보다 소폭 매출이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D사 매출도 올 상반기 모두 6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이 났다.
#.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반도업체 A社는 근래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부진과 맞물리면서 경영난을 겼고 있다. 다만, 올 들어 국내 반도체 수출이 소폭 증가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브라질 등 신흥산업국에 영향을 미치면서 A社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
작년 상반기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유로존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작년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가 2년 연속 무역 1조는 달러를 달성할 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로존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가 중국, 미국 등 우리나라 수출 1, 2위 국가의 경기 하락과 함께 수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신흥 공업국들의 침체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의 수출은 올 들어 지난 7월(20일)까지 모두 3천36억2천500만달러로 작년 동기(3천262억7천만달러)보다 6.9% 하락했다.
이는 올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 2월과 6월을 제외하고는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수입도 지난 1, 2월 증가세를 기록한 이후 2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우리나라 총 수입액은 2천942억2천700만달러로 전년 동기(3천23억300만달러)대비 2.6% 떨어졌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전년 동기대비 수출이 24.7%, 수입이 26.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또한 이 기간 전체 교역액도 모두 5천978억5천200만달러로 전년(6천285억7천300)보다 4.9% 줄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같은 기간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로 93억9천800만달러로 집계돼 전년 동기(239억6천700만달러)보다 60.8% 급감했다.
◆한국, 수입이 수출보다 커 크게 감소하면서 '불황형 흑자' 지속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올해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D사와 A사의 주장이다.
반면, 지경부는 올해도 무역 1조달러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안병화 지경부 수출입과장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 1조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하반기 어려운 수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유관기관장 회의' 등 단기수출 극대화를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 관련 업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지경부는 당초 올해 우리나라 수출 전망을 5천950억달러, 수입을 5천700억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6.7%, 8.7%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작년 우리나라는 총 무역규모 1조796억2천700만달러(수출 5천552억1천400만달러, 수입 5천244억1천300만달러)로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국가로 진입했다.
현재까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한국 등 9개국이며, 이중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등 6개국만이 무역 1조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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