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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하락이 알뜰주유소 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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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알뜰주유소 확대 때문"…주유업계 "국제 유가 인하에서 비롯"

[정수남기자] 최근 들어 전국 주유소 석유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지식경제부가 이를 알뜰주유소 덕이라고 생색(?)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주유업계와 정유업계는 최근 국내 기름값 인하 원인이 국제 유가 하락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정부의 시장 상황 인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6일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알뜰주유소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 하락 견인'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두바이유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14주 연속) 최대폭(-32.2달러/배럴)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리터(ℓ)당 국내 휘발유가격은 1천899.65원으로 유가가 오르기 시작한 작년 초인 3월 4일(1천897.10원) 이후 1년 4개월만에 1천800원대로 하락했다.

4주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유가에 반영되는 두바이유는 작년 2월 7일 배럴당 96.06달러에서 올 6월 5일 95.99달러로 0.07%(0.07달러) 떨어졌다.

또 1, 2 주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유가에 반영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배럴당 휘발유 가격도 작년 2월 3주 배럴당 107.29달러에서 올해 3주 97.44달러로 9.2%(9.85달러) 내렸다.

이 기간 국내 정유 4社의 휘발유 공급가격의 경우 작년 2월 4주 리터(ℓ)당 1천862.95원(세후)에서 올해 6월 4주 1천810.29원으로 2.83%(52.66원)내렸다. 이를 감안하면 이 기간 국내 유가 인하 폭은 국제유가 하락 폭의 30% 선에 머문 셈이다.

지경부 측은 이 같은 가격 인하를 알뜰주유소 확대 설치때문이라도 주장하고 있으며, 알뜰주유소가 인근 주유소의 유가를 끌어내리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알뜰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국 평균대비 43원, 지역(시군구)대비 39원 가량 저렴하고 알뜰주유소 소재지역(시군구)은 전국 평균보다 4.27원 낮다는 게 지경부 설명이다.

이는 당초 지경부가 작년 7월 하순 '대안주유소'의 일환으로 알뜰주유소 추진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ℓ당 70원∼100원 정도 저렴하다는 전망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경부는 작년 11월 29일 1호 알뜰주유소(자영)가 문을 연 이후 현재 전국에는 607곳(자영 169곳, 농협 356곳, 도로공사 82곳)의 알뜰주유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29일 ℓ당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1천965.22원. 같은 날 서울 지역의 평균 휘발유가격은 ℓ당 2천14.61원으로 당시 농협은 서울 양재동에 알뜰주유소 형태로 주유소 1곳을 운영했다.

16일 현재 서울지역 휘발유가격이 1천971.22원으로 작년 11월 29일 보다 2.2%(43.39원원) 하락했다. 이 기간 서울 지역 알뜰주유소는 모두 7곳(자영 5, 농협 1, 도로공사1)으로 늘었다.

지난 5월 현재 서울지역 주유소(영업 중인 주유소 기준)는 635곳. 이중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1.1%)과 전국에서 영업중인 주유소(1만2천883곳)에서 차지하는 알뜰주유소가 4.7% 수준임을 감안할 경우 이 같은 지경부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는 게 주유 업계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 인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옥 씨(40세)는 "올 초부터 지난 4월까지 유가가 오를 때는 주유소를 찾는 손님이 급감했다"면서 "인근 알뜰주유소와는 별개로 고객 유치 차원에서 주유 시 제공하는 사은품을 없애고 기름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낮춘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정유4社도 김 씨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경부 석유산업과 한 관계자는 "정부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알뜰주유소 확산과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알뜰주유소를 올 연말까지 1천곳으로, 서울 지역에는 25곳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공영주차장에 소규모 알뜰주유소 설립도 추진, 우선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주차장에 오는 8월 주유소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유류가격 안정은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와 가짜석유 단속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공공주차장 주유소 설치는 주유업계를 사지로 내모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주유협은 오는 24일 정부의 유가 안정정책과 알뜰주유소 정책에 반발해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995년 주유소 거리제한 폐지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매달 증가하던 주유소 수가 지난 4월(1만2천907곳)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월대비 감소한데 이어 5월(1만2천883곳)에도 줄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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