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얼굴인식'이 그동안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차세대 바이오인식 기술의 하나로 각광 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인식 시장은 지문인식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반해 얼굴인식은 기술적 한계와 높은 가격 등을 이유로 쉽게 확산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얼굴인식은 이러한 약점을 조금씩 극복하며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국내 바이오인식 기업들이 얼굴인식으로 벌어들이는 매출도 덩달아 오르는 상황.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바이오인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인식 업체들의 기술별 매출은 지문인식이 2010년에 약 800억원으로 전체 기술 매출의 92.5%를, 2011년에는 약 87%를 차지했고 얼굴인식은 2010년 39억원, 2011년 46억원, 2012년 57억원으로 소폭의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14년에는 매출 규모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적 한계 점차 극복…얼굴 인식만의 장점도 많아
얼굴인식 기술이 기지개를 켜는 배경에는 기술력의 상승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조명을 비롯한 외부환경과 성형 등으로 정확한 인식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서서히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력의 향상은 특허 출원건수에서도 드러난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약 5년에 걸쳐 바이오인식기술 관련 특허는 매년 200건 이상 지속적으로 출원됐다. 특히 같은 기간 동안 지문인식 기술은 성숙단계에 접어든 탓에 50% 이상 출원건수가 줄었으나 얼굴인식은 100% 이상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얼굴인식이) 지문인식처럼 보편화된 상황은 아니지만 기술력이 높아져 점차 보안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최근의 얼굴인식 기술은 쌍둥이조차 판가름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얼굴인식 기술 자체가 갖는 장점들도 선호요인으로 꼽힌다.
지문인식의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가 인증을 시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인증을 시도했던 사람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후속조치를 취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지문의 잔상을 복제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도 약점으로 여겨진다.
반면, 얼굴인식은 직접 얼굴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가받지 않은 사람이 인증을 시도하면 누가 접속을 시도했는지도 알 수 있다.
한국인식산업 관계자는 "얼굴인식은 지문인식 등 다른 인증시스템과 달리 인증을 시도할 경우 로그기록이 남기 때문에 차후에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증속도도 뛰어난 편이다. 바이오인식 업체인 슈프리마의 문소영 차장은 "지문인식과 인증속도를 비교해보면 1천개의 저장된 데이터에서 1명을 색출하는 경우, 얼굴인식 제품이 지문인식 제품보다 대략 5배 정도 빠르다"고 말했다.
◆활용되는 분야도 점점 넓어져
얼굴인식 기술은 공공기관, 기업연구소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곳에 쓰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더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베디드 기술로 예전보다 경량화되고 설치도 간편해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가격 면에서 예전에 비해 50% 이상 절감됐다"고 말했다. 국내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얼굴인식 통제 시스템은 아파트 시장에서도 각광 받고 있다. 한국인식산업의 얼굴인식 통제 시스템은 아파트 건설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얼굴인식 통제 시스템은 건물현관에서 보행자의 얼굴특징을 검출해 서버에 등록된 입주민의 얼굴 데이터베이스(DB)와 대조한 뒤 문을 열어준다.
한국인식산업 관계자는 "지난 2010년부터 벽산건설 고양 식사지구(2350세대) 320대와 GS자이 식사지구(4683세대) 240대 등 전국 8개 아파트 단지에 얼굴인식 출입통제기를 설치했다"며 "지금도 꾸준히 건설사와의 접촉면을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미래인식은 소비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광고 솔루션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광고의 내용이 바뀌는 형태로 남성 소비자의 경우에는 주류광고가, 여성 소비자의 경우에는 화장품 광고가 나오는 식이다. 또한 헬스기구 회사와 손잡고 얼굴인식 기능을 적용한 러닝머신을 세계최초로 출시했다.
또한 지문인식 전문업체인 슈프리마도 지문인식 분야에만 집중하던 사업을 다중 바이오인식 분야로 확대키로 하고 지난 4월 얼굴인식 제품인 '페이스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슈프리마 관계자는 "올해 유럽, 미국, 중동 등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서 제품을 선보인 결과 현지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현재도 각 지역별로 꾸준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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