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4.11 총선', 박근혜-문재인 운명 가른다

[채송무기자] 4.11 총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야의 대표적 대권주자들이 직접 나서면서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의 대권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전면에 나섰고, 야권이 최초의 전국 규모의 야권연대를 완성시키면서 대선과 같은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승리하는 측은 대선까지 이어지는 정치권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이미 보수·진보가 결집할 만큼 결집한 상황에서 여야는 마지막 2일 동안 중도층 흡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이 4.11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 성과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고스란히 넘어갈 것이 분명하다. 당초 정권심판론으로 야권의 절대 과반수까지 예측될 정도로 여권에 불리한 구도가 박근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역전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대선 구도의 '상수'로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박 비대위원장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대세론이 다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권이 패배한다고 해도 현재 박빙의 대결 구도대로 석패한다면 박근혜 위원장의 상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재보선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수도권에서 정권심판론은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를 이끌면서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을 분리해낸 것이 박 비대위원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야권이 승리한다면 야권연대와 정권심판론의 위력이 확인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게 된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쳐 원내 과반을 넘는다면 그간 야권이 공언한대로 4대강 사업, 이명박 정권 친인척 비리,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등에 대한 특검과 청문회가 이어지면서 정권심판론을 더욱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4.11 총선 최대 격전지인 부산에서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야권의 대표주자인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문 이사장은 이해찬 전 총리 탈당 언급, 야권연대 위기 등 야권의 위기 때마다 등장해 탁월한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

부산에서 야권이 상당한 의미의 결과를 내고, 야권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면 문 이사장은 크게 주목받으면서 역으로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안 원장은 4.11 총선 정국에서 강연 정치를 통해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해왔다. 또한, 선거를 이틀 남긴 9일에도 투표를 독려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같은 안 원장의 활동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야권이 승리한다면 모든 야권과 함께 안철수 원장이 손을 잡아야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승리 구도가 다시 만들어진다. 안 원장은 직접 총선에 나서지 않고도 야권의 주요한 세력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4.11 총선을 통해 이뤄진 정치 구도는 오는 12월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루를 남겨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할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