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그 동안 구글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그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페이지 링크들이 먼저 떴다. 하지만 앞으로는 해당 검색어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 가장 먼저 노출되는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구글 검색 엔진이 좀 더 인간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는 셈이다.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구글이 현 검색 기술의 결점을 보안하고 보다 신뢰성 높은 결과를 도출하고자 변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구글은 이런 변신을 통해 울프람알파 기반의 시리를 비롯한 새로운 검색 툴들과의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간다는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조만간 파란색 웹사이트 목록이 나열되는 현 검색 결과 표출 방식을 변경할 예정이다. 특히 검색결과 첫 페이지에는 웹사이트로 가는 링크 대신 해당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과 관련 정보를 바로 알려주게 될 것이라고 WSJ이 전했다.
이렇게 되면 구글 페이지 노출 순위에 의존하고 있는 웹 사이트들은 트래픽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구글은 보다 다양한 방식의 광고 형태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방대한 DB구축…질문에 '직접' 답한다
구글은 여기에 '시맨틱 검색'이라는 한 차원 진화된 기술을 녹여내 좀 더 관련성이 높은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변신 중이다. 즉 단순히 검색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의미하고 있는 바를 알아내는 과정이 추가되는 셈이다.
구글 검색 총책임자인 아밋 싱할(Amit Singhal)은 최근 WSJ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구글 검색 엔진은 사용자에게 보다 관련성 높은 검색 결과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면서 "지난 2년간 수집해온 인물, 장소, 사물 등 각 개체에 관한 수백만 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시맨틱 기술로 검색 결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구글의 검색엔진 업데이트는 향후 수 개월 내에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차세대 검색'으로 완전히 이행하기까지는 앞으로 수 년 정도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그는 또 "새로운 구글 검색 엔진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에 보다 더 근접할 것이다"면서 "구글 검색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명쾌하게 찾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덧뭍였다.
구글에서 '타호호수(Lake Tahoe)'란 단어를 검색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시스템에선 타호호수 관광청 웹사이트 링크를 비롯해 관련 설명이 나와있는 위키피디아 링크, 그리고 해당 지역의 지도를 볼 수 있는 링크 같은 것들이 제시된다.
하지만 시맨틱 기술이 적용된 업그레이드 버전에서 타호호수를 검색하면 다른 것들이 먼저 눈에 띄게 된다. 이를테면 타호호수의 위치, 고도, 평균 기온 혹은 염류 함류량 등 구글이 해당 검색어에 대해 알고있는 주요 속성이 검색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호수 10곳은 어디인가?"라는 다소 복잡한 질문을 검색할 경우엔 그 차이가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복수 키워드로 찾은 웹사이트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답변을 요구할 경우엔 어떻게 될까? 이럴 경우 구글은 기존 시스템에 시맨틱 기술을 결합해 웹사이트 상에서 보다 관련성 높은 정보를 찾아내게 된다. 이렇게 한 다음 어떤 것이 보다 적합한 답변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내게 된다.
이는 검색어를 관련 키워드로 해서 검색하는 정도가 아니라, 각종 웹페이지를 샅샅이 훑어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특정 개체에 관한 정보를 찾아내는 수준인 것이다.
◆구글, '시맨틱 기술'로 SNS 경쟁사까지 견제
그 동안 구글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페이지랭크 시스템을 앞세워 검색 시장을 주도해 왔다. 덕분에 구글은 현재 인터넷 검색 시장의 약 66%, 검색광고 시장 총매출의 75%를 독식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370억 달러에 달하는 연매출의 상당 부분을 이 검색광고를 통해 창출하고 있다. 덕분에 인터넷 검색 부문에선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을 멀찍이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키워드 기반의 검색 광고는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울프람 알파 기반의 음성 검색서비스 시리를 선보인 애플 역시 신경 쓰이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애플이 시리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시맨틱 검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기 위해선 시맨틱 검색 쪽에 좀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업체들도 검색 제왕 구글에겐 위협적인 존재다. 특히 페이스북은 8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기반으로 사람, 장소, 사물 등에 관한 막강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있다. 아직 검색 서비스를 개시하지도 않은 페이스북이 구글의 무서운 경쟁자로 꼽히는 것은 바로 이런 데이터베이스 때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SNS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로선 시맨틱 기술을 통해 사용자들을 좀 더 오랜 붙들어둘 필요가 있는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검색엔진이 등장하게 되면 구글은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의 광고 형태를 창출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지금 이상의 광고 수익을 끌어들이게 된다.
일부 시맨틱 기술 전문가들은 새로운 검색엔진으로의 도약이 구글을 페이스북에 뒤지지 않을 만큼 성장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구글 검색사업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검색 엔진에 기반한 구글의 향후 계획은 광고 뿐만 아니라 상거래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검색엔진 기반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같은 특정 소설가를 검색할 경우 그 작가가 쓴 작품 목록과 인물 및 개별 작품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 뒤 짐작컨대 책을 구매하는 단계까지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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