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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KT 필수설비 더 빌려줄 '여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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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그룹 기술검증 결과 관로 여유율 135%가 적정

[강은성기자] KT 필수설비가 그동안 KT측의 주장과 달리 경쟁사업자에 더 빌려줄 여유가 있는 것으로 기술검증 결과 나타났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립전파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기술검증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에 방통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및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기술검증단을 통해 관로 적정 예비율 및 광케이블 예비율에 대한 검증결과를 발표했다.

기술검증 최종 결과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케이블이 들어가 있는 '인입구간'의 경우 135%, 비인입구간의 경우 137%의 예비율만 두면 나머지 공간은 임대를 할 수 있다.

아울러 광케이블 예비율은 현행 35%에서 22%로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방통위의 당초 개정안보다는 소폭 비율이 달라졌지만 KT가 주장해 왔던 적정 여유공간과 예비율에 대한 기술적 반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통위는 기술검증결과를 토대로 KT와 해당 설비이용업체들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관로는 135%, 광케이블 예비율은 22%면 적정

먼저 관로의 적정예비율과 관련, 방통위와 ETRI는 기술검증을 통해 케이블을 매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마찰계수'를 도출해 적정 예비율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관로 안에서 케이블들이 서로 쓸리거나 꼬이면서 발생하는 '마찰'은 케이블이 중간에 끊어지거나 마모되도록 하기 때문에 이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로 안에 여유 공간을 두어야 한다.

KT 관로를 조금이라도 더 빌려쓰고 싶은 '이용사업자(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들은 여유공간이 120%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맞서 KT는 최소 150%가 있어야 케이블이 손상되지 않고 적정한 공간에서 케이블이 매설될 수 있으며 만에하나 장애가 발생했을 때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는 여유공간까지 염두에 둔다면 150%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터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해 방통위가 ETRI와 함께 기술검증을 실시한 결과 여유율은 135%면 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TRI 이상호 박사는 "마찰이라는 1차적 요인을 우선 측정할 수 있는 마찰계수를 산출하고, 여기에 관로 노후나 굴착공사, 또는 도로하중 침하 등이 2차적 요인까지 고려해 관로 적정 예비율을 산정한 결과 인입구간에서 135%, 비인입구간에서 137%의 여유공간만 확보하면 나머지 공간은 이용사업자에 제공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KT 측은 "그동안 KT가 '장애발생시 대개체를 위해서는 케이블 1조 외경의 최소 150%를 여유공간으로 남겨두어야 원할한 장애대처가 가능하다"면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케이블 예비율은 개정안 20%보다는 소폭 늘어난 22%가 적정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ETRI 이상호 박사는 "기본 수요에 장애 발생에 따른 긴급수요회선(약 15%) 및 수요 예측(7%)을 감안할 때 배선구간의 적정 예비율은 22%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KT "기술검증 자체가 이용사업자에 편향적"

이같은 기술검증 결과에 대해 KT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KT 측은 "기술검증반 운영이 이용사업자에 편향적이고, 검증방식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정면반박했다.

이날 공개토론회에 나온 KT 최진혁 팀장은 "설비 예비율 산출은 네트워크의 안정적, 효율적인 운영을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이번 기술 검증반은 단지 이용사업자에게 설비를 많이 제공해 주기 위해 예비율을 축소하는 방향으로만 전개됐다"며 강도높은 반감을 보였다.

최 팀장은 특히 "기술검증을 진행할 때 KT 역시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했지만 (이번 결과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관로 예비율 적용 범위에 대해 사업자간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현장검증 절차없이 산술적으로만 산정한 예비율은 현장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설비 예비율의 경우 실제 현장에서 설비제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인데, 현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수학적으로 계산만 한 수치를 현장에 적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추가 예비율에 대한 반영이 필요하다는 것이 KT 측의 입장이다.

한편 KT 측은 기술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설비제공제도 활성화시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제도 개선 자체를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KT 투자가 줄어들면 관련 선로공사 설비업체들의 먹거리가 줄어들고 산업 생태계 침체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들의 제도개선 철회 요구내용이다.

방통위는 기술검증 결과에 따라 해당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한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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