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국내 유력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에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의 주요 관계자들이 방문해 눈길이 모이고 있다. 국내 최고의 게임사와 글로벌 콘텐츠사의 제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오전 엔씨소프트 관계자들과 디즈니 인터랙티브 미디어 그룹 빌로퍼 부사장(사진) 일행이 서울 삼성동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만났다. 이 만남은 회사 내부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빌로퍼 부사장은 최근 디즈니 그룹의 게임사업을 위한 협력업체를 찾기 위해 방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언론 인터뷰에서 "게임사업을 협력할 제휴업체를 찾기 위해 방한했다"고 말했다.
빌로퍼 부사장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스타 개발자다. 이후 국내 게임업체 한빛소프트와 손잡고 '헬게이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미국 개발자 가운데 '지한파'로 분류된다.
그러다보니 업계에서는 빌로퍼 부사장이 엔씨소프트를 방문하면서 엔씨소프트와 디즈니의 협력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확보하고 있는 마블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지적재산권을 활용하기 위해 디즈니로선 대형 온라인게임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국의 업체와 제휴를 추진한다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 가운데 엔씨소프트와 제휴추진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내다봤다.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09년에도 엔씨와 디즈니간 제휴설이 등장했지만 아닌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엔씨소프트 이재호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디즈니 관계자를 만난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사업제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 방한에서 빌로퍼 부사장이 직접적인 제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부적인 논의단계가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확인하고 향후 협업 가능성에 대한 타진 정도의 방한 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빌로퍼 부사장의 엔씨 방문에 대해 공식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며 "어떤 목적으로 만남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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