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이제는 박근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유일한 키워드다.
당의 쇄신책 로드맵을 내놓았지만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한 홍준표 대표가 9일 오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내년 4월 총선을 4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한나라당은 '선장'을 새로 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안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5년여 만에 다시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홍준표 대표 체제로는 '10.26 재보궐 선거' 이후 당에 발생한 각종 악재를 헤쳐 나가고 쇄신을 이끄는 데 역부족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가 당 운영을 맡게 되면 지난 2006년 6월 16일 당 대표 임기를 마친 뒤 약 5년 5개월만이다.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결심을 갖게 된 1차 배경에는 당 소속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파문이 발생했지만 홍 대표의 대응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경찰 발표로 상황이 불거진 이후, 당이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아 의혹만 키우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칫 당의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부정부패당'으로 비춰지는 것을 내버렬 둘 수 만은 없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비리 의혹이 불거졌던 김덕룡, 박성범 의원에 대해 당이 스스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것과 같은 선제적 조치가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 인식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아울러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을 비롯해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거부하고 의원총회를 통해 무리하게 재신임을 확정한 부분도 지적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박 전 대표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게 될 방식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홍 대표가 물러나면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가장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쇄신파 핵심인 남경필 최고위원도 "비대위를 구성해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박 전 대표는 최근 일정을 모두 접고 장고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르면 다음주 초쯤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입장을 직접 피력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당의 위기가 현실로 닥쳐온 만큼 박 전 대표의 '결단' 시기가 중요해졌다. 이제 모든 시선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로 쏠리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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