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폐 이식' 국내 첫 50례 돌파

[정기수기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폐 이식 50건을 돌파했다.

7일 강남세브란스병원 폐이식클리닉 백효채(흉부외과)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 50번째로 폐 이식수술을 받은 51세 남성이 현재 정상적인 호흡기능을 되찾고 있어 조만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이동할 예정이다.

백 교수팀이 지난 1996년 국내에 폐 이식에 처음 성공한 뒤 15년 만에 50번째 이식수술이 이뤄진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그동안 국내 첫 양측 폐 이식, 양측 폐 재이식, 백혈병 환자에 대한 양측 폐 이식 성공 등 국내 폐 이식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백 교수는 "국내 단일 병원으로는 최다인 50례의 폐 이식에 성공했지만, 다른 장기 이식 성과에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무엇보다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장기의 특성 때문에 많은 이식 대기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적은 수의 뇌사자로부터 폐 장기를 얻고자 해도 복잡한 뇌사자 판정 절차 때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백 교수는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는 뇌사자 대상 환자에게 2차 감염과 폐부종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폐 장기 손상이 발생해 막상 장기 기증결정이 이뤄져도 타 장기와 달리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서 집계한 지난 2009년 253명의 뇌사자 장기 기증 결과를 보면 신장과 간장의 이식이 각각 479건, 234건에 달했지만, 폐는 고작 13건만 이식이 가능했다.

백 교수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뇌사자 판정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 함께 일본처럼 폐장기도 신장과 간처럼 부분 생체 이식이 가능토록 하는 법률적 허용이 필요하다"며 "폐는 수술 직후부터 호흡활동을 통해 외부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장기인 만큼 다른 장기 이식환자보다 집중적인 전문 감염관리와 이식 거부 반응 치료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폐이식클리닉은 오는 10일 폐 이식 50례 돌파를 기념해 심포지엄을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