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애플이 또 다시 특허 소송에서 패배했다. 이번에 애플을 무너뜨린 건 모토로라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 만하임법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모토로라와 애플 간의 예비판매금지 소송에서 모토로라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판결에서 만하임법원은 애플이 모토로라의 특허권 2개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특허권 둘 중 하나는 GSM, UMTS, 3G의 핵심인 프랜드(FRAND) 특허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금 대상은 애플 본사…독일엔 영향 없어"
일단 애플은 이번 판결의 의미를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판결은 재판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이라면서 "실제 판매금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만하임 법원의 이번 판결은 피고인을 출석시키지 않은 채 '궐석 재판'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연히 애플 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할 기회를 갖지 않았다.
반면 모토로라의 입장은 다르다. 모토로라 측은 만하임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우리 자산을 보호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 금지 조치를 계속 추진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애플이 당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소송 자체가 복잡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이번에 애플 본사와 애플 독일 법인 양쪽을 모두 제소했다. 이번에 만하임 법원이 예비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 곳은 애플 본사다.
이번 판결이 판매 금지로 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은 바로 이 대목에서 나온다. 더버지(theverge.com)란 사이트를 운영하는 닐라이 파텔은 "애플 본사는 독일에서 실제 판매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모토로라에겐 상징적인 승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애플 본사에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독일 법인 등을 통해 영업을 하는 덴 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삼성 때완 달라…당장 큰 타격"
반면 특허 전문 블로거인 플로리언 뮐러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모토로라의 승리가 상징적인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독일 사법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애플과 삼성의 분쟁 사례를 예로 들었다. 당시에도 애플은 삼성 본사와 삼성 독일 법인 모두를 상대로 제소했다. 하지만 뒤셀도르프 법원은 삼성 독일 법인의 예비 판매 금지만 허락했다. 따라서 삼성은 유럽의 다른 유통망을 통해 태블릿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 건의 경우 애플 본사의 예비 판매를 금지해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뮐러가 주장했다. 당장 모토로라가 판매 금지로 밀고나갈 경우 애플 본사로부터 오는 모든 제품을 독일 내에서 팔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뮐러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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