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박근혜 조기등판론' 현실화 되나

[문현구기자] 한나라당 내부에서 '박근혜 대표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의원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당연히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허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거의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다음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지 않겠느냐"고도 말했다.

대신, 허 의원은 "역할을 맡는데 시기 문제도 있고 어떤 모양으로 맡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등 중요 쟁점 현안이 정기국회에 계류 중인 점을 거론하면서 "정기국회는 홍준표 대표 체제로 치르고, 총선 정국으로 넘어가면 새로운 인물의 수혈, 새로운 정책에 대해 다음을 대비를 하는 지도자들이 나서서 얘기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나서더라도 총선을 대비한 출격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립 성향의 권영세 의원은 '조기 등판론'을 주장했다. 대선후보의 경우 대선 1년6개월 전 당직에서 사퇴하도록 규정한 현 당헌당규를 고쳐서라도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

권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도 현 상황을 고치기 위해 나서는 것이 당이나 본인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당헌당규를 고친 뒤 새 전당대회를 통해서건,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비상적 틀을 통해서건 전면에 나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당의 위기를 넘어서 정치 전체가 위기상황일 때 본인의 존재, 능력을 보여줌으로서 여야를 통틀어 유일한 대선주자임을 확인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몽준 전 대표가 '지도부가 바뀌어야 한다'며 대표 교체에 대해 불을 붙인 바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소위 말하는 '공천혁명'을 하려면 강력한 지도부, 책임을 질 수 있는 힘 있는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힘이 많이 있으니까 힘 있는 분들이 전부 나와 (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등판론'을 강조했다.

여의도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정두언 의원도 최근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당 운영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정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공정하고 제대로 된 물갈이 공천, 개혁 공천, 이런 게 필요하다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맞다"며 박 전 대표의 전면적 활동을 촉구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등판 시기'를 놓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담금질이 가열되는 양상이다.